BTS 콘서트보다 힘든 '백신 티케팅'…출국 앞둔 유학생들 '비상'

여름 출국 예정인 교환학생·유학생들 필사적으로 신청...
"집에서 한 시간 넘게 걸리는 곳도 마다안해"
수도권에 비해 지방 병원 수 부족... 불만 나와
  • 등록 2021-07-16 오후 2:04:55

    수정 2021-07-16 오후 2:04:55

최근 온라인에서 '20대 화이자 잔여백신 후기글'을 자주 볼 수 있다.

7월 5일부터 화이자 잔여백신 온라인 신청 대상자가 1991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에서 2003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로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하지만 화이자 잔여백신 확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BTS 콘서트 티켓 예매만큼 힘들어 백신 티케팅이라고도 한다.

정하늘(22)씨는 "현 화이자 잔여백신 예약 잡는 걸 '백신 티케팅'이라고 부를정도로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다"고 귀띔했다.

조은경(29)씨도 "5일 내내 핸드폰을 붙들고 있어서 근육통과 두통만 얻었다"며 "회사를 나가지 않는 주말에도 하루 종일 살펴봤지만 아직까지 잔여백신 신청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0대 화이자 잔여백신'을 검색하면 각종 성공 방법에 대해 공유하는 게시글이 많다. (사진=네이버 블로그 캡처)


이처럼 화이자 잔여백신 예약 경쟁이 치열한 탓에 예약 신청에 성공하기 위한 방법을 소개하는 후기글들이 많다.

교환학생·유학생 백신없이 출국할 판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잔여백신을 찾아 헤매는 20대는 교환학생이나 유학 등 해외 출국을 앞두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분기 예방 접종 계획에 따르면 20대의 경우 8월부터 사전예약을 할 수 있고 우선 접종자의 접종이 완료되고 나서야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사진=질병관리청)


당장 교환학생, 유학, 해외 취업 등을 준비 중인 이들은 백신 접종을 하지 못하고 출국해야 할 처지다.

백신 미접종자 입국시 14일간 자가격리 등 엄격한 방역규정을 적용하는 나라들이 많은데다 외국인에 백신을 접종하지 않는 나라들도 있어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잔여백신을 찾아 헤매는 것이다.

김규리(22)씨는 "이번 2학기에 스위스로 교환학생을 갈 예정이다"며 "당장 8월에 출국해야 하는데 2차 접종과 항체 생성 기간을 고려하면 8월부터 시작되는 사전 예약 일정에 맞춰 백신을 기다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정하늘씨(22)도 "9월에 중국 현지에 있는 학교에 복학할 예정인데 중국 학교 특성상 매일 수업이 있는 경우도 있고 밤 늦게까지 수업하기도 해서 병원 근무시간에 맞춰 백신을 맞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아 기회가 되면 빨리 맞고 싶어 미리 신청했다"고 말했다.

(사진=서울시 홈페이지 캡처)


한편 필수활동목적출국자에 교환학생이나 유학생, 해외취업자들은 제외돼 있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전국민 예방접종 시행 일정과 상관없이 필수활동목적출국자는 각 지자체에서 백신 접종 신청을 할 수 있다. 필수활동목적출국자는 중요 경제활동·공익을 위해 국외를 방문하는 자만 해당된다.

이지현(27)씨는 "2년 넘게 캐나다에서 일을 하다 어머니 수술 때문에 잠깐 들어왔다가 코로나로 인해 발이 묶인 상황"이라며 "백신을 접종하지 않고 캐나다로 돌아가게 되면 PCR검사는 물론이고 호텔 자가격리까지 필수로 해야 하는데 이 비용만 약 200만원 정도"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저 또한 일 때문에 필수적으로 출국을 하는 것인데 기업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백신 접종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현민(24)씨도 "코로나가 터지기 전부터 교환학생을 계획했고, 현재 4학년이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많은 유학생과 교환학생들이 잔여백신이라도 맞기 위해 고생하고 있다"며 "20대는 백신 접종에 있어 상대적으로 소외된 계층"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병원 위치도 몰라도 일단 '광클'"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톡에서 화이자 잔여백신을 신청할 수 있고 잔여백신이 생겼을 경우 알림을 신청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사진=네이버 캡처)


하지만 잔여백신 신청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하루 종일 핸드폰을 붙들고 계속 새로고침을 누르며 잔여백신을 찾아 헤메는 이들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도경(24)씨는 "근처 병원에 잔여백신이 생겼다는 알림이 떠서 들어가보면 이미 다른 사람이 채가고 없다"며 "잔여백신을 잡기 위해 하루 종일 핸드폰을 붙들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민혁(23)씨도 "출근해서 일하다가 잔여백신을 신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결국 반차를 내고 신청에 성공 했다"고 말했다.

이렇듯 잔여백신 신청에 성공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와 같기 때문에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곳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다녀오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채서린(25)씨는 "잔여백신 수량이 적다 보니 서울에 있는 병원 전체를 들여다봐야 했고 결국 집에서 1시간 넘게 떨어진 곳에서 잔여백신을 잡았다"며 "거리가 멀긴 하지만 이것도 힘들게 잡았기 때문에 감수하고 다녀왔다"고 말했다.

전희진(23)씨도 "백신 접종 병원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도 못하고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후 4시쯤 집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 병원에서 신청을 했고 병원 마감시간 전까지 도착하기 위해 택시비로만 십만원을 넘게 썼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수도권에 비해 병원 수 부족... "잔여백신 신청하기 더 어려워"

서울과 울산의 잔여백신 접종 가능 병원 수 비교(사진=카카오톡 잔여백신 캡처)


지방은 잔여백신을 보유한 병원 수가 수도권에 비해 턱없이 적어 잔여백신이 잘 나오지도 않고 신청하기는 더 어렵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울산에 거주하고 있는 김씨(22)는 "잔여백신은 신청 당일에 바로 백신을 맞으러 가야 하는데 당일에 이동 가능한 거리까지 고려하다 보면 신청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부산에 거주하고 있는 이씨(24)도 "병원 수가 수도권에 비해 적다 보니 잔여백신 수 자체도 절대적으로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 스냅타임 공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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