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었던 朴의 신년티타임..50분간 담담히 의혹 반박

  • 등록 2017-01-01 오후 6:20:14

    수정 2017-01-01 오후 6:55:07

박근혜 대통령이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인사회를 겸한 티타임을 갖고 참석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1일 박근혜 대통령과 출입기자단 간 신년인사회를 겸한 티타임은 예고도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애초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과의 ‘떡국 오찬’인 줄로만 알고 참석했던 기자들도 어리둥절해할 정도였다. 지난해 12월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박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탄핵심판 대리인단 외에 외부인과 접촉한 건 23일 만이다.

아이보리색 정장에 짙은 네이비색 코트를 걸친 박 대통령은 오후 1시23분께 관저에서 나오는 모습이 목격됐다. 외부손님을 접견하는 한옥건물인 상춘채 마당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새해 덕담을 건넸다. 박 대통령은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상춘재 앞 녹지원의 한 나무에 묶인 그네를 타며 놀던 시절을 회고하며 첫 말문을 열었다. 박 대통령은 “30년 전과 비교하면 청와대도 참 많이 바뀌었다. 안 바뀐 곳이 별로 없는데 녹지원부터 여기까지는 별로 안 변했다. 당시에는 여기에서 대통령 오찬도 하고 뜰에서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남는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도 “당시 아버지가 나무가 상한다고 해서 (그네를) 못 타게 했다”고 말하는 등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깨려는 아이스브레이커(ICE BREAKER) 역할을 자임하기도 했다.

상춘재 안으로 자리를 옮긴 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미안한 생각으로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며 현 관저생활에 대한 심경을 전했다.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나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을 의식한 듯 “저를 도와줬던 분들이 뇌물이나 뒤로 받은 것 하나 없이 많은 일을 열심히 한 것인데, 뒤로 이상한 것 받은 일 없는 분들인데도 고초를 겪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프다”고 미안한 마음을 밝혔다. 기업인들에게도 “민관이 창의적 아이디어로 문화융성과 창조경제 잘해보자, 창조경제나 문화로 세계로 뻗어나가면 한류도 힘을 받고 국가 브랜드도 높아지고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으로 동참한 것인데 압수수색 등 어려움 겪는 것 보고 미안스럽고 마음 편할 날이 없다”고 했다.

표정은 담담했다. 세월호 7시간 의혹은 자신이 자청해 10여분에 걸쳐 조목조목 설명했으며 출입기자들의 질문에도 하나하나 비교적 소상히 해명했다. 가끔식 앞에 차려진 차와 다과를 권유하기도 했다. 질의응답을 포함한 인사회는 애초 30~40분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50분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질문이 계속되자 “이쯤에서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며 양해를 구했고 목례 후 먼저 자리를 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는 박 대통령이 자청해서 이뤄졌다”고 했다. 다른 참모는 “직무 정지 이후 기자단과 만나는 여러 방안들을 놓고 계속 고심해 오시다 새해 첫날을 택하신 것”이라고 했다. 헌재의 탄핵심판 절차와 특검의 수사상황 등을 지켜보던 박 대통령이 대외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표명할 기회를 살펴봐왔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29일 제3차 대국민담화에서 기자들이 질의응답 요청에 “가까운 시일 안에 여러가지 경위를 소상히 말씀 드리겠다”며 별도의 기자회견을 예고했었으나 지난달 9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되면서 자연스레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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