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통합 논란 재점화..국민의당 "당내분열 조장"VS"내부검토 필요"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전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의 야권통합 제의로 국민의당이 술렁이고 있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리면서, 당내갈등설이 재차 불거지고 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야권통합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은 물론, 당내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적 꼼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일 국민의당 박주선 의원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야권통합과 관련해 “대단히 부적절하고, 국민에 대한 도리도 아니며 국민의 무서움을 모르는 소치”라며 쓴소리를 뱉었다.

그는 “친노 패권 청산과 수구 진보 세력의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통합 논의를 한다는 것은 지금 국민의당의 무력화를 노리는 고도의 정략적인 꼼수고 정치적 술수”라고 맹비난했다.

이상돈 선대위원장도 여전히 더민주를 탈당한 명분은 살아있다고 강조하며, 야권통합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위원장은 “양대 정당의 적대적 공존관계를 깨지 않으면 한국 정치에 발전은 없다는 우리의 문제제기는 유효하다”면서 “이제 창당한지 한 달인데 축하는 하지 못할망정 말씀이 지나친 것 같다. 이제 체제를 정비하고 그야말로 총선이라는 전장에 출정하려고 하는 판에 우리가 더 크니까 합치자, 이런 것은 순리에 어긋난다”며 김 대표를 힐난했다.

전일 안철수 대표 또한 “지금 이 시점에서 그런 제안을 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먼저 당내 정리부터 하시길 바란다”며 일침을 가했다.

하지만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야권통합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특히 김 대표가 먼저 통합 제의를 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자칫 야권분열의 책임을 국민의당이 뒤집어 쓸 수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대통합’을 주장하던 박지원 의원도 국민의당에 전격 합류하는 등 적지 않은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박 의원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이제 당에 소속돼 있기 때문에 당에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고 대표나 지도부에서 어떠한 결정을 내리는지는 조금 더 논의를 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야권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반드시 단일화라도 해서 총선에 임하고 총선 후에 대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통합에 대해서 지도부에서 좀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한길 의원도 전날 “(김 대표의 제안에 대해) 깊은 고민과 뜨거운 토론이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내부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양당 중심정치 극복해보려고 하다가 오히려 일당 독주 허용하게 되서는 안되겠다는 더 깊은 고민이 있는 것 같다”며 사실상 통합에 대한 여지를 남겨뒀다.

하지만 야권분열에 따른 여당 어부지리설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박주선 의원은 “일반적으로 선거공학적으로 보면 야권이 분열되면 상대적으로 여권이 반사이익은 여당이 보는 것은 맞지만 역설적으로 민주화가 된 이후에 다당제 체제가 들어설 때에는 여당이 절대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