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실명제 덕에 점유율 2%에서 74%로 국내시장 싹쓸이

판도라TV 등 국내 업체들은 한자리 수 점유율 추락
  • 등록 2013-10-08 오후 1:47:09

    수정 2013-10-08 오후 1:47:09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우리 정부의 불합리한 규제가 국내 인터넷 사업자는 죽이고, 유튜브 같은 해외 사업자만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유승희 의원(성북갑, 재선)이 미래창조과학부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인터넷실명제(제한적본인확인제)가 시행되기 직전인 2008년 말 국내 동영상(UCC) 시장 점유율(페이지뷰 기준) 2%에 불과하던 유튜브는 인터넷실명제 시행을 기점으로 단숨에 15%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했다. 이후 2013년 8월 말 기준으로는 시장점유율 74%를 기록하며 넘볼 수 없는 1위 사업자로 자리를 굳혔다.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 42%로 1위를 점하던 판도라TV의 시장점유율은 4%로 추락했고, 34%의 시장을 가졌던 2위 사업자 다음(035720) TV팟의 점유율은 8%로 급락했다. 아프리카TV의 시장점유율 역시 23%에서 13%로 반토막 났다.

국내 동영상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서비스 시장점유율 변동
이명박 정부 때 악성 댓글 방지를 명분으로 인터넷 실명제가 시행된 2009년 4월을 기점으로 시작된 변화다. 판도라TV, 다음TV팟, 아프리카TV 등은 인터넷실명제를 철저히 준수한 반면, 유튜브는 사실상의 비실명 가입을 허용(회원 가입시에 ‘국가’를 임의로 선택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회피)하여 국내 동영상 사이트 이탈 가입자를 모두 흡수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2009년 7월 말 시행된 저작권법 삼진아웃제는 국내 동영상 사이트 이용자의 이탈을 더욱 부추겨 유튜브로의 쏠림을 가속화했다. 2012년 8월 인터넷실명제가 위헌 결정되었으나, 국내 동영상 사이트와 유튜브와의 격차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벌어진 뒤였다.

저작권 삼진아웃제는 노래, 사진, 동영상 등 불법복제물을 전송하는 사람이나 이를 방조하는 게시판(동영상 사이트 등)에 세 번까지 경고를 내린 뒤에도 불법이 계속되면 최장 6개월까지 계정정지, 게 시판 중지 등 행정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국내 동영상 사이트들은 실시간 모니터 등 규제 준수를 위해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투자했고, 저작권 공포에 시달린 많은 이용자들은 유튜브로 대거 이탈했다.

유승희 의원은 “인터넷실명제가 국내 동영상 사업자를 고사시키고 해외 유튜브만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했음이 증명됐음에도 정부의 인터넷사업자 죽이기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미래창조과학부가 얼마 전 발표한 인터넷검색서비스 권고안 역시 해외 사업자인 구글은 준수할 의향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국내 인터넷 포털 사업자만 몰락시킬 것이 불보듯 뻔하다”고 진단했다.

유 의원은 “말로는 창조경제를 앞세우면서 인터넷 사업자 죽이기에 나서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속셈이 무엇인가 궁금하다”면서 “전 세계가 인터넷을 창조경제의 플랫폼으로 삼고 있는데 우리 정부는 인터넷을 몰살시키고 있다”고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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