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의 외퉁수 치킨게임...한반도 긴장감 '최고조'

'죽음의 백조' 美 B-1B 랜서, "21세기 들어 휴전선 최북단 비행"
폭격기 출격은 北 추가도발 막기 위한 '강력한 경고'
  • 등록 2017-09-24 오후 5:39:26

    수정 2017-09-24 오후 5:39:26

23일 늦은 밤에 출격하는 미 폭격기. 사진=미태평양사령부 트위터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미국과 북한이 서로를 향해 군사적 위협의 강도를 높여가며 ‘치킨게임’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이 선제공격까지 시사한 가운데, 미국은 리 외무상의 강경 발언에 맞서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전략폭격기 B-1B를 북한 군사분계선(DMZ)까지 보내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양 측모두 출구를 찾지 못하고 외퉁수에 몰린 형세다.

B-1B 랜서 DMZ까지 비행…2001년 이후 처음

북한과 미국의 서로를 향한 군사위협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북한 완전파괴’라는 초강경 발언을 던진 지 나흘 만에 미군이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가진 B-1B 랜서 전략폭격기와 F-15C 전투기를 북한 동해 국제공역까지 들여보내는 무력시위를 벌였다.

23일(현지시간) 미 국방부는 여러 대의 B-1B 랜서가 이날 F-15 전투기들의 호위를 받으며 북한 동해의 국제공역을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B-1B 랜서 폭격기는 미국령 괌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F-15 전투기는 일본 오키나와의 미군 기지에서 각각 발진했다.

다나 화이트 국방부 대변인은 “21세기 들어 북한 해상으로 날아간 미군의 전투기와 폭격기를 통틀어 이번이 휴전선(DMZ) 최북쪽으로의 비행”이라며 “이는 북한이 그동안 해온 무모한 행동을 미국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에 온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 21일 북한이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공에서 할 가능성을 내비쳐 이날 비행은 수폭시험을 억제하기 위한 무력시위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美 심야에 폭격기 출격…‘화성-14형’ 기습 발사 맞불?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이 붙은 B-1B 랜서는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유사시 2시간이면 한반도에 전개돼 폭탄으로 주요 시설을 타격할 수 있어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기종으로 꼽힌다.

전략폭격기는 핵추진 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와 함께 유사시 상대를 타격할 3대 핵심전력 가운데 하나다. B-1B는 B-52나 B-2와는 달리 핵폭탄을 장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대속도가 마하 1.2로 B-52(시속 957㎞)나 B-2(마하 0.9)보다 빨라 유사시 괌 기지에서 이륙해 2시간이면 한반도에 도착한다.

미국이 밤늦은 시간에 B-1B와 F-15C를 북쪽 공해상으로 전격 출격시킨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는 상대방을 불시에 기습 공격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 국방부가 예전과 달리 B-1B 출격 사실을 전격 발표한 것도 주목된다. 미국은 B-1B가 한반도에 출격할 때 그 사실을 발표하지 않은 적도 있고, 수 시간이 지나서 알려준 사례도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출격이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심야 출격이 북한이 지난 7월 28일 오후 11시 41분께 ICBM급 화성-14형을 기습 발사한 것에 대한 맞불 차원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그런 가운데 북한이 고강도 추가 도발을 예고했기 때문에 한반도에는 자칫 우발적인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트럼프 “완전 파괴” 발언에 北 “선제 행동” 맞서

북한의 군사위협도 점점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리용호 외무상은 23일 뉴욕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참수나 군사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에서 실제로 군사적 움직임이 포착되면 공격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북한이 핵 보유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최종 목표는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22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 파괴” 발언을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우리도 그에 상응한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 조치 단행을 심중히 고려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이 와중에서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불망나니’, ‘깡패’ 등으로 칭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미치광이’라고 부르며 맞받아쳤다.

북한은 대규모 집회를 잇따라 열고 반미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반미대결전에 총궐기하여 최후승리를 이룩하기 위한 평양시 군중집회가 23일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됐다”며 10만여 명의 각계각층의 군중이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8일 한반도 상공에서 진행된 한미 연합 훈련에서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가 MK-84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사진=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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