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신천지라 할걸"..대기하다 숨진 확진자 딸의 눈물

  • 등록 2020-03-02 오전 10:30:59

    수정 2020-03-02 오전 10:30:59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신천지라고 거짓말이라도 했으면 엄마가 살지 않았을까요?”

국내 14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의 딸은 모친이 병상만 기다리다 숨졌다고 전했다.

1일 오후 대구지역 내 병상이 부족해 상주로 이송된 확진자 (사진=연합뉴스)
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A씨는 70대 모친이 기침 등 증상을 보였으나 검사 후순위로 밀리면서 자가격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환자는 22일부터 기침을 심하게 했고 열은 없어 동네 이비인후과에서 감기약을 처방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며칠 후에도 차도가 없어 25일 1399로 전화를 걸어 상담했고 보건소에 문의했다. 인근 보건소는 중국을 방문했거나 신천지 교인, 또는 접촉자가 아니기 때문에 검사를 받을 수 없다고 답했다.

A씨는 “혹시 안 된다고 할까 싶어서 엄마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도 있고 작년인가 재작년 쯤에 폐렴으로 한 달 정도 입원을 한 적이 있다고 나이도 많으시다고 했다. 그래도 그 세 가지에 해당이 안 되면 검사를 받을 수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후 27일 A씨의 가족은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열이 나기 때문에 보건소로 가라고 했고, 보건소에는 대기자가 너무 많이 밀려 있었다고 한다. 보건소에서도 중국 여행자나 신천지 교인이 아닌 14번 환자는 후순위였다.

환자는 검사비를 내면 의료원에서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대구의료원을 찾아갔다. 거기서 CT 촬영 결과 폐렴 소견을 받았으나 병상이 부족한 상황으로 입원할 수 없었다. 결국 다음 날 새벽 환자는 숨졌고, 사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차라리 신천지라고 거짓말이라도 했다면 일찍 검사받고 입원할 수도 있었다”며 “거짓말을 하고 처벌을 받는 거보다 사람 목숨이 더 중요하니까. 그랬으면 엄마 얼굴을 볼 기회는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코로나19가 집중 확산된 대구에서는 병상이 부족해 자가 격리 중이었던 환자 3명이 숨졌다. 국내 13번째,(74), 14번째 환자, 그리고 85세 여성이 지난달 28일 확진을 받고 자택에서 입원을 기다리다 지난 1일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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