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뒤, 미국 국무장관이 된 올브라이트는 결국 세르비아군에 대한 공습을 이끌어냈다. 공습의 주체는 미군이 아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들을 상대로한 조율이 절대적으로 중요했고 따라서 미국 국무장관인 올브라이트는 나토의 공습을 실질적으로 지휘하는 역할을 했다.
그해 시사주간지 타임은 군 지휘관 가죽점퍼를 입은 채 단호하고 무서운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하고 있는 올브라이트의 사진을 표지에 실었다. 표제는 'Albright at War'.
이데일리의 `세계전략포럼 2010` 기조연설을 맡은 올브라이트는 자서전 `마담 세크러터리(Madam Secretary, 황금가지刊)`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저서에서 인용한 체코공화국 초대 대통령 토마시 마사리크의 말을 빌어 밀로세비치를 응징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이웃과 나라와 인간에 대한 사랑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모든 이에게 스스로를 방어하고 악에 저항할 의무를 부여한다." -자서전
올브라이트가 말하는 '악에 저항할 의무'는 그러나 늘 무력을 동원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유엔대사 시절 소말리아와 르완다, 아이티 사태를 잇따라 경험했던 올브라이트는 이렇게 말한다.
올브라이트의 유연성은 국무장관 시절 대북한 정책에 적용됐다.
물론 그녀는 북한에 대해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는 있었다. 자서전에서 올브라이트는 평양방문 당시 김일성 묘에 참배해 달라는 북측의 요구에 대해 이렇게 썼다.
세계에는 북한보다 더 가난한 곳이 있을지 모르지만, 인간정신의 자발성이 그보다 철저하게 압살된 곳은 없었다. 외교상으로 필수적인 듯했으므로, 나는 이 모든 것에 책임이 있는 사람의 묘를 찾을 테지만, 추모에 어떤 경의도 바칠 수 없었다. -자서전
국무장관 시절 그녀는 때로는 성조기나 독수리 브로치로 미국의 강인함을 과시했었고, 때로는 비둘기 브로치로 평화에 대한 염원을 드러냈었다. 평양 방문때 올브라이트는 성조기 배지를 제일 큰 것으로 달았다.
하지만, 대북정책의 골간은 김대중 당시 한국 대통령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올브라이트는 자서전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말을 이렇게 인용함으로써 공감을 표시했다.
올브라이트는 자서전에서 당시 김정일의 분명한 약속에 고무됐었다고 말했지만, 그녀의 분신이자 대북정책조정관으로서 평양방문을 수행했던 웬디 셔먼은 최근 "천안함 조사가 끝나기 전에 북핵 6자회담이 열리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다. 북한이 사건에 책임이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대응이 없는 상황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웬디 셔먼은 현재 올브라이트가 회장직을 맡고 있는 글로벌 투자전략 컨설팅회사 '올브라이트그룹'에서 사장으로 함께 일하고 있다.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것으로 조사, 발표된 상황에서 올브라이트가 어떠한 동북아 정세 전망과 대응방안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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