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첫날…은행 창구는 한산

  • 등록 2018-01-30 오전 11:52:42

    수정 2018-01-30 오전 11:52:42

가상화폐(암호화폐) 실명제 시행 첫날인 30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 1층 영업부 창구에서 고객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유현욱 기자)
[이데일리 유현욱 전상희 기자] 가상화폐(암호화폐) 실명제 시행 첫날인 30일 가상화폐 거래소와 계약을 맺은 은행 창구는 비교적 한산한 상황이다. 기존 거래 계좌를 보유한 거래자는 온라인으로 실명확인후 전환이 가능한 반면 신규 계좌 발급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인 점을 감안해 굳이 은행을 방문하려 하지 않는 분위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9시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 1층 영업부 창구에는 계좌 개설을 위해 방문한 고객보다는 입출납 업무를 보러 본 손님이 많았다. 대기번호표 기준 약 40명이 고객이 다녀가는 동안 계좌를 개설한 고객은 두세 명에 그쳤다. 이들 고객 역시 가상화폐 관련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익명을 요청한 한 의무경찰은 주변 권유로 주택청약종합저축을 가입하러 관련 서류뭉치를 챙겨 들고 나왔다. 이 의경은 “가상화폐 실명제 시행 첫날인 줄도 몰랐다”며 “취재진이 많아 놀랐지만 업무를 잘 마치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해당 영업부의 경우 번호표 기준 하루 평균 100명 안팎의 고객이 방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계좌로 가상화폐 거래가 가능한지 묻는 고객도 있었다. 이달 중순 업비트와 빗썸에 차례로 가입한 최규백(64)씨는 “기존 계좌의 인터넷뱅킹 기능이 상당 기간 미거래로 중단돼 이를 살리려 왔다”며 “해당 거래소에서 기존 고객부터 가상 계좌를 부여한다니 며칠을 더 기다려야 할 지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과거 금융권에 종사한 최씨는 “주변 성화에 호기심에 가입했다. 백만원 수준에서 소일거리 삼아 뒤늦게 투자해보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한 NH농협은행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은행원과 상담하고 있다. (사진=전상희 기자)
비슷한 시간 인근에 위치한 NH농협은행과 신한은행 영업점에서도 가상화폐 거래 목적의 계좌 개설 문의는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과 달리 첫날 은행 창구에서 혼란이 적은 이유로 관련 정부 발표가 이어져 미리 신규 계좌를 개설한 고객이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 은행 관계자는 “체감상 오늘보다 지난주와 어제 방문한 고객이 더 많은 듯 하다”며 “초단타 거래가 많은 가상화폐 투자자로서는 발빠르게 계좌 개설을 끝내고 오늘은 거래소와 연계시키는 작업을 하지 않았겠느냐”고 추정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미성년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3개 은행 중 한 곳에 이미 계좌를 가진 고객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일선 행원 입장에서는 실명제 이전과 이후 변화를 감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직접 영업점을 방문하기 보다 비대면 계좌 개설을 통해 한도계좌를 트려는 투자자가 더 많았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인근에 위치한 빗썸 고객센터에서도 별달리 혼잡한 기색을 느낄 수는 없었다. 다만 빗썸 관계자는 “비대면 고객센터는 하루 평균 상담건수가 1~2만건 수준인데 이날 오전의 경우 문의가 평소보다 늘었다”고 말했다. 일부 거래소의 경우 실명확인을 위한 접속자가 몰리면서 확인절차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도입으로 기존 가상화폐 거래소 이용자가 투자금을 입금하려면 거래소가 거래하는 은행과 같은 은행에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업비트는 기업은행, 빗썸은 농협은행과 신한은행, 코인원은 농협은행, 코빗은 신한은행과 거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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