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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29개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1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본부에서 개최된 이틀 간의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회원국 정상들은 첫 날에 이어 “오는 2024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2%를 방위비로 지출하겠다”는 기존 합의를 재확인했다. 아울러 러시아 군사 위협 등에 대항하기 위해 나토의 억지력 및 국방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의 첫 날 방위비를 현재의 2배 수준인 GDP의 4%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데 이어, 둘째 날에도 내년 1월까지 방위비 지출을 GDP의 2%로 늘려야 한다며 회원국들을 압박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탈퇴 카드까지 꺼내들며 동맹국들을 위협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예정에 없던 방위비 관련 비상회의가 열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의 도중 우크라이나와 조지아 정상에게 퇴장을 요청한 뒤 나토 회원국 정상들만 참석하는 비공개회의를 진행했다. 그는 회의에서 국방비 증액을 강력히 요청했으며, 회원국들은 추가 노력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16년 대통령 선거 유세 시절부터 나토의 방위비 분담금을 걸고 넘어졌던 것을 상기하면 급격한 태도 변화다. 이 때문에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여론을 겨냥한 홍보에 다른 나라들을 이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나토 회원국들이 2024년 GDP의 2% 방위비 지출이라는 본래 목표를 구체적으로 더 진전시키기로 했다는 내용이 문서화되지 않아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화자찬과 일방적인 주장이 계속되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못마땅한 모습을 내비쳤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회원국들의 공동 선언은 과거 했던 합의(방위비 2% 지출)에서 발전한 부분이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정상들의 협상 또는 합의 내용보다 코멘트나 트위터가 더 중요한 경우도 있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밝힌 것과는 달리 회의가 신중하고 상호 존경하는 분위기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