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이 질색한 대북 전단 내용, "핵XXX 김정은"

'회유, 체제 우위 과시' 중심 80년대 관제 전단
최근 탈북민단체 전단, 김정은 비방에 초점
  • 등록 2020-06-09 오전 10:54:54

    수정 2020-06-09 오전 10:54:54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대북전단 문제로 촉발된 남북 갈등이 양측 통신연락 수단 차단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북한은 9일 정오부터 청와대 핫라인을 포함해 남북한 간 모든 통신연락 채널을 완전히 차단·폐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대남 업무 역시 남측을 적으로 규정하는 ‘대적 사업’으로 바꾸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담화를 내 남측의 대북 전단 살포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경고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이 지적한 전단은 지난달 31일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이 김포에서 살포한 것으로, 당시 단체는 대북전단 50만장과 소책자 50권, 1달러 지폐 2천장, 메모리카드 1000개를 대형풍선에 매달아 북한에 날려 보냈다.
사진=연합뉴스
흔히 ‘삐라’로 통하는 대북 전단은 체제 선전전, 심리전 일환으로 남과 북 모두 상대를 향해 오랫 동안 살포해왔다. 그러나 효과성 등의 문제로 90년대 들어서 정부 주도의 대북 전단은 사실상 중단됐다. 북한 역시 비용 문제 등으로 전단을 이용한 심리전이 크게 줄었고, 2016년에 살포한 전단 역시 남측의 대북 확성기방송 중단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로는 국내 민간단체가 꾸준히 전단 살포 행사를 가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접경지역 주민들이 안전 문제로 전단 살포를 중단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충돌 역시 여러 차례 벌어졌다. 2014년에는 북측이 극우 단체가 띄운 전단살포용 풍선을 향해 사격을 가하면서 파주 지역 시민들과 전단 살포 단체가 크게 충돌하는 사태도 있었다.

이들이 뿌리는 전단 내용은 체제 선전전이 극심했던 80년대 관제 대북 전단과 비교할 때 내용도 많이 다르다. 과거에도 북측 체제와 지도자 비방을 담은 전단이 있었으나 남한 체제 우위를 홍보하기 위한 이미지, 문구가 주로 쓰였다. 특히 여성 모델을 이용한 선정적 이미지로 북한 주민의 이탈을 회유, 유도하는 대북 전단들이 많았다.

80년대 살포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북 전단.
그러나 최근에 민간 단체가 뿌린 전단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방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김 부부장이 지적한 지난달 살포 전단에도 ”7기 4차 당 중앙군사위에서 새 전략 핵무기로 충격적 행동하겠다는 위선자 김정은“ 등의 문구가 실렸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지난 5일 파주에서 살포를 시도하다 포기한 전단에는 “핵 미치광 김정은 놈 때려부셔요”라는 거친 표현이 들어갔다. 이 단체가 2017년에 날린 전단에는 “굶주린 인민의 피땀으로 핵 로케트 도발에 미쳐버린 김정은을 인류가 규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맏형 김정남을 잔인하게 살해한 인간백정 김정은”과 같은 문구가 담긴 전단도 있다.

이처럼 국내 민간단체가 최근 북한에 살포하는 전단은 북한 주민의 설득, 남한 체제 우위 과시 보다는 김정은 위원장을 성토하는 데 집중돼 있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을 향한 메시지라기보다는 국내 보수층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호소하는 데 더 초점이 맞춰진 느낌마저 든다.

실제로 탈북민단체들이 국내에서 자신들의 활동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전단 살포 행사 등을 과장되게 진행한다는 비판도 있다. 심지어 전단 살포 장소로 자주 이용되는 파주의 경우 바람 방향 때문에 전단이 북한에 도달하기 쉽지 않아 양평, 서울 외곽 등에서 전단이 발견돼 쓰레기가 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80년대 살포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북 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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