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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오는 11일부터 사우디 타다울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아람코의 공모가는 32리야르(8.53달러·약 1만원)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아람코 주식 1.5%를 상장해 조달하는 금액은 256억달러로 2014년 중국 알리바바가 세운 이전 기록(250억달러)을 넘어서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다.
아람코는 11월 17일에서 이달 4일까지 기관투자자들로부터 1890억 4000만리얄(504억달러·약 60조원) 규모의 공모청약을 받았다. 아람코가 이번 상장으로 기관투자자들에게 배정한 1.0% 지분 가치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0.5%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한다.
사우디는 IPO 흥행을 위해 사우디가 최소 750억달러의 연간 배당금은 물론, 특별 배당금까지 내걸었다. 또 걸프 동맹국인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로부터 각각 10억달러, 15억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밖 수요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아람코의 주간사인 삼바캐피털은 성명에서 10.5%가 외국인 투자자였고 대부분은 사우디 자금과 사우디 기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엘런 월드 트랜스버설 컨설팅 대표는 이번 아람코의 IPO를 “공허한 승리”라고 밝혔다. 그는 “현지 소매 투자자들의 수요가 사우디 정부의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며 “투자는 거의 전적으로 국내 투자자에게 의존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왕실이 왕가 일원과 사우디 재벌에게 주식 매입을 강요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이번 사우디 증시 상장을 실패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해외 시장 상장에 대한 명확한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IPO 과정에서 온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을 해임하고 최측근인 아세르 알 루마미얀 사우디 국부펀드(PIF) 회장을 임명하는 등 측근 정치, 강권 정치가 강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닛케이는 “사우디 왕실이 해외 투자자들의 시선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느낄 경우, IPO를 계기로 사우디 경제가 개방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정반대의 움직임이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어쨌든 베일을 벗은 아람코가 IPO를 계기로 투명한 기업공개를 하고 주주들에 대한 후한 배당으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킬 경우 주식이 재평가되는 계기로도 이어질 수도 있다. 아람코는 뉴욕증시에 상장하려고 했으나 소송 등 법률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포기, 이후 영국 런던·홍콩·일본 도쿄 증시 등 상장을 검토했으나 결국 국내 상장만 하기로 방향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