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 아람코가 '속빈 강정'인 이유

기업가치 1.7조달러…애플, MS 넘어서
당초 2조달러 기대에는 턱없이 못미쳐…시장선 "아직도 비싸다"
불투명한 지배구조·저유가·친환경 에너지 흐름…쇠락 산업 이미지 강해져
  • 등록 2019-12-06 오전 11:28:44

    수정 2019-12-06 오후 6:43:34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 ‘아람코’의 광고가 붙어있다.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기업가치가 1조 7000억달러(2022조원)으로 평가받으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이 됐다. 1조 클럽 기업인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훌쩍 넘어선 금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업 공개(IPO)는 화려한 데뷔라기보다는 속 빈 강정이라는 평가가 많다.

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오는 11일부터 사우디 타다울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아람코의 공모가는 32리야르(8.53달러·약 1만원)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아람코 주식 1.5%를 상장해 조달하는 금액은 256억달러로 2014년 중국 알리바바가 세운 이전 기록(250억달러)을 넘어서 사상 최대가 될 전망이다.

아람코는 11월 17일에서 이달 4일까지 기관투자자들로부터 1890억 4000만리얄(504억달러·약 60조원) 규모의 공모청약을 받았다. 아람코가 이번 상장으로 기관투자자들에게 배정한 1.0% 지분 가치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0.5%는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한다.

이같은 화려한 성적에도 이번 아람코 상장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당초 사우디 정부는 아람코의 기업 가치를 2조달러 이상으로 평가받은 후 뉴욕증시에 상장, 5%의 IPO를 통해 1000억달러 등을 조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해외 상장은 유예됐고, 조달 금액 역시 이에 턱없이 못 미쳤다. 기업 가치가 과대평가됐다는 지적에 따라 사우디 정부는 목표 공모가를 잇달아 낮췄지만 여전히 엑슨모빌, 셰브런 등 국제 석유회사와 비교해 평가가치가 높다는 지적이 많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사우디는 IPO 흥행을 위해 사우디가 최소 750억달러의 연간 배당금은 물론, 특별 배당금까지 내걸었다. 또 걸프 동맹국인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로부터 각각 10억달러, 15억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밖 수요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아람코의 주간사인 삼바캐피털은 성명에서 10.5%가 외국인 투자자였고 대부분은 사우디 자금과 사우디 기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엘런 월드 트랜스버설 컨설팅 대표는 이번 아람코의 IPO를 “공허한 승리”라고 밝혔다. 그는 “현지 소매 투자자들의 수요가 사우디 정부의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며 “투자는 거의 전적으로 국내 투자자에게 의존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왕실이 왕가 일원과 사우디 재벌에게 주식 매입을 강요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빈 살만 왕세자가 ‘오산’한 것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저유가 추세 무엇보다 친환경에너지로 가려는 탈(脫) 석유 움직임을 생각보다 가볍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지난 11월 브라질이 유전 3곳에 대한 개발 입찰에 나섰지만, 수요 부족으로 유효 입찰이 성립되지 않아 무산되는 등 향후 석유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우디 증시 상장을 실패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해외 시장 상장에 대한 명확한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IPO 과정에서 온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을 해임하고 최측근인 아세르 알 루마미얀 사우디 국부펀드(PIF) 회장을 임명하는 등 측근 정치, 강권 정치가 강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닛케이는 “사우디 왕실이 해외 투자자들의 시선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느낄 경우, IPO를 계기로 사우디 경제가 개방될 것이라는 기대와는 정반대의 움직임이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어쨌든 베일을 벗은 아람코가 IPO를 계기로 투명한 기업공개를 하고 주주들에 대한 후한 배당으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킬 경우 주식이 재평가되는 계기로도 이어질 수도 있다. 아람코는 뉴욕증시에 상장하려고 했으나 소송 등 법률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포기, 이후 영국 런던·홍콩·일본 도쿄 증시 등 상장을 검토했으나 결국 국내 상장만 하기로 방향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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