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미국 금리 인상설이 힘을 받으면서 원·달러 강세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앞으로 3년, 외환트레이딩의 황금시대가 온다’의 저자인 이정환(49·사진) 전 KDB산업은행 외환 딜러를 만나 앞으로 환율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내년 달러 강세 10년 사이클 진입한다”
국제 환율 예측은 전문가들도 쉬지 않은 영역이다. 워낙 변동성이 크고 다양한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탓이다. 하지만 현직에서 외환 분야에 몸을 담았던 이 씨는 “이제는 패러다임이 변할 것”이라며 “본격적인 원화 약세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율 역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하지만 실제 환율 시장에서 ‘리얼 머니’는 글로벌 시장에선 1%, 국내 시장에선 20%에 불과하다. 나머지 시장 가격 결정변수는 모두 투기 수요라는 의미다. 투기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철저히 ‘금리’다. 이씨가 미국의 금리 인상 후 장기 달러 장세 사이클에 진입한다고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약달러’ 국가 투자·이민 적기
장기적인 달러 강세 추세 속에 국내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짜야 할까. 이 씨는 ‘리얼 머니’가 필요한 사람들은 미리 환전을 서두르는 게 좋고, 투자자라면 해외 선물 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의 과거 경험의 편향적인 특성 때문에 환율이 특정 밴드에서 더는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는 위기 때만 환율이 치솟았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분석했다.
미국 달러가 강세라고 해서 다른 국가들의 달러가 동반 강세를 보이는 건 아니다. 호주 달러, 캐나다 달러, 싱가포르 달러는 약세가 예상된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원유, 천연가스, 철광석 등 원자재가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이 씨는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 등으로 투자 이민을 생각한다면 내년 이후가 적기”라며 “더 저렴한 가격에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고 유학 자금을 보낼 때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의 위안화는 여전히 중국 정부의 관리 감독하에 있기 때문에 섣부른 예단은 위험하다. 그는 “위안화는 현재 수준에서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홍콩 달러 역시 시장 가격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