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이상의 욕과 험난한 말 참으며 탑승객에게 빈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아무것도 못 먹으며 장시간 근무
탑승객 항의는 고스란히 승무원에게
기내식으로 촉발된 승무원 집단행동, 내부고발로 이어져
  • 등록 2018-07-05 오전 10:30:49

    수정 2018-07-05 오전 10:30:49



[이데일리 김은총 기자] “손님을 직접 응대하는 현장직 승무원인 저는 요즘 상상 이상의 욕과 험난한 말을 듣고 참아가며 손님들께 빌고 다니는 중입니다” 지난 4일 휴대전화에 수신된 한 아시아나항공(020560) 여성승무원(30·13년 입사)의 문자는 구구절절했다.

며칠째 계속된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과 관련된 문자였다. 같은 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으로 사과했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아무 것도 나아지는 것이 없었다.

기내식 없는 ‘노밀’(No Meal) 운항에 대한 탑승객들의 항의는 정작 책임져야 할 경영진이 아닌 비행기에 직접 탑승한 승무원에게만 고스란히 집중됐다. 장시간 근무에도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승무원들은 허기와 탑승객들의 화를 함께 달래야만 했다.

이 승무원은 “마음도 몸도 너무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 원인 제공자이자 책임자인 리더의 무능함에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힘을 합쳐 작게나마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청와대 홈페이지에 게시된 국민청원 글을 첨부했다.

이어 “20만명이 되야 청와대 답변이 달리고 그래야 정식수사도 들어갈 수 있다”면서 “그동안 저희 내부에서는 알고 있었지만 쉬쉬하며 묻혔던 썩은 부분이 도려내질 수있도록 청원에 동의해달라”고 부탁했다.

첨부된 국민청원 글은 지난 3일 ‘아시아나항공 기내식대란사태, 박삼구 회장의 비리를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게시돼 5일 오전 10시 현재 4300여명이 동참하고 있다.

청원인은 “엄청난 만석에도 돈 없다며 상여금 하나 못 받고 일한 저희 직원들, 그 모든 돈이 박삼구 회장의 비상금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소문 속에서도 묵묵히 일해왔다”면서 “아시아나항공과 박삼구 회장을 수사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처럼 기내식 대란으로 촉발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집단행동은 박 회장과 경영진을 노린 내부고발로 이어졌다.

3일 개설된 ‘침묵하지 말자’는 제목의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에서는 2000여명의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모여 기내식 대란은 물론 하청업체와의 불공정 거래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박 회장의 사익 편취 등의 의혹을 쏟아내고 있다.

또 오는 6일부터 8일 이틀간은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주축이 된 촛불집회도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박 회장과 경영진에 대한 수사 촉구와 기내식 대란으로 숨진 협력업체 대표에 대한 추모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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