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집합소` 전락한 증권금융…부사장마저 금감원 출신

양현근 금감원 부원장보 부사장 선임
사장-감사 등 상임이사 3명 모두 낙하산 `오명`
  • 등록 2016-10-21 오후 2:29:05

    수정 2016-10-21 오후 2:29:05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국회, 언론, 노조까지 낙하산 인사를 비판하고 있고 그 자리에 정말 낙하산 인사가 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과연 그 내정자가 올 수 있을까요? 저라면 부담스럽고 불편해서 스스로 포기할 것 같은데”. “그들의 멘탈은 일반인들과는 다른 것 같아요.”

수 주일 전 한국증권금융 부사장으로 금융감독원의 모 부원장보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국회는 물론 언론, 노조까지 날 선 비판의 소리를 냈다. 정지원 사장(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을 시작으로 조인근 감사(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에 이어 부사장까지 금융당국 인사로 채워질 경우 증권금융 상임이사 3명 모두가 낙하산 인사로 꾸려지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오전 열린 증권금융의 임시주주총회에 많은 이목이 쏠렸다. 상임이사(부사장) 선임 안건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금융은 이날 주총에서 정효경 부사장 후임을 내정하지 못하면서 정회를 결정했다. 상임이사추천위원회가 후보자를 물색했지만 적임자를 선정하지 못했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이틀 뒤인 21일 오후 주총에서 양현근(사진) 금감원 부원장보가 부사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내정설이 결국 사실로 확인된 것.

역시 낙하산 인사로 내홍을 겪고 있는 모 기관의 고위 관리자조차 사석에서 “증권금융은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 어떻게 상임이사 3명 전원이 낙하산 인사로 꾸려질 수 있느냐”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증권금융은 준공공기관이지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정한 취업심사대상 기관이 아니어서 퇴직 공직자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잇단 낙하산 인사로 증권금융 내부도 흔들리고 있다. 임대진 증권금융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한 회사의 상임이사 3명 모두 외부 출신이 차지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내부에서 이렇게 반발하고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거센 비판이 나왔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는 걸 보면서 임직원들이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낙하산 인사의 업무 전문성도 문제다. 현재 증권금융은 부사장이 업무를 총괄하는 구조가 아니고 상무들과 함께 각 분야를 나눠 담당하는 구조기 때문에 전문성이 필요한 자리다. 양 신임 부사장은 1978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뒤 한국은행 산하 은행감독원이 금감원으로 통합될 때 자리를 옮겨 은행서비스총괄국장과 은행감독국장 등 은행 관련 주요 보직을 거쳐 지난해 2월 은행담당 부원장보에 선임됐다. 28년간 금융업계에 종사한 금융전문가지만 대부분 은행부문이었다.

지금 대한민국 그리고 금융권 화두는 김영란법과 성과연봉제다. 부정청탁과 금품수수를 금지하기 위한 김영란법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은 “선진국으로 가는 초석”이라고 평했다. 금융당국은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투명한 성과평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노조 반발에도 성과연봉제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낙하산 인사야말로 (설령 그 과정이 정당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적절치 못한 사실상의 청탁일 뿐이며 공정한 성과에 기반하지 않은 인사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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