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주일 전 한국증권금융 부사장으로 금융감독원의 모 부원장보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국회는 물론 언론, 노조까지 날 선 비판의 소리를 냈다. 정지원 사장(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을 시작으로 조인근 감사(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에 이어 부사장까지 금융당국 인사로 채워질 경우 증권금융 상임이사 3명 모두가 낙하산 인사로 꾸려지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오전 열린 증권금융의 임시주주총회에 많은 이목이 쏠렸다. 상임이사(부사장) 선임 안건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금융은 이날 주총에서 정효경 부사장 후임을 내정하지 못하면서 정회를 결정했다. 상임이사추천위원회가 후보자를 물색했지만 적임자를 선정하지 못했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이틀 뒤인 21일 오후 주총에서 양현근(사진) 금감원 부원장보가 부사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내정설이 결국 사실로 확인된 것.
잇단 낙하산 인사로 증권금융 내부도 흔들리고 있다. 임대진 증권금융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한 회사의 상임이사 3명 모두 외부 출신이 차지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내부에서 이렇게 반발하고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거센 비판이 나왔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는 걸 보면서 임직원들이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지금 대한민국 그리고 금융권 화두는 김영란법과 성과연봉제다. 부정청탁과 금품수수를 금지하기 위한 김영란법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은 “선진국으로 가는 초석”이라고 평했다. 금융당국은 “공정하고 객관적이며 투명한 성과평가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노조 반발에도 성과연봉제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낙하산 인사야말로 (설령 그 과정이 정당했다고 주장하더라도) 적절치 못한 사실상의 청탁일 뿐이며 공정한 성과에 기반하지 않은 인사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