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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주류업계와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에서 9월부터 10월 말까지 두 달 간 클라우드를 4캔 1만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클라우드 500㎖ 1캔의 편의점 판매가가 2950원 임을 고려하면 15% 이상 할인한 셈이다.
현행 주세법 상에서 국산 맥주로 4캔에 1만원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붙이는 ‘종가세’를 채택하고 있어, 행사를 진행하면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 이전인 지난 8월에는 CU가 오비맥주 ‘카스’와 클라우드를 4캔 1만원에 판매한 사례가 있다. 다만, 이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CU가 일본 맥주를 행사 품목에서 제외하면서 국산품 판매 활성화 차원에서 진행한 단발 행사였다.
클라우드가 이 같은 행사에 나선 것은 최근 롯데주류가 여러 외부 악재에 노출되며 실적 감소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는 지난 2014년 발효 원액에 물을 타지 않은 프리미엄 맥주를 지향하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출시 100일 만에 2700만병이 팔리면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판매량은 8억병에 달한다.
특히, 롯데주류는 테라가 신제품 출시 효과로 탄력을 받던 지난 6월 클라우드의 출고가(500㎖ 병 기준)를 1250원에서 1383원으로 10.5% 올렸다. 클라우드 출고가 인상은 출시 이후 처음이었다.
이에 더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불똥까지 롯데주류로 튀면서 클라우드뿐만 아니라 소주 ‘처음처럼’까지 점유율이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7월 이전까지 서울 수도권 지역에서 60%에 달하던 처음처럼 점유율은 27%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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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번 행사의 배경엔 내년 시행될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나 주세법 개정에 대한 실험도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맥주와 탁주를 대상으로 현행 종가세(가격에 따라 세금 부과) 방식의 주세를 양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로 바꾼다. 맥주의 경우 1㎘ 당 83만300원이 부과된다.
종량세 시행으로 세금 부담이 줄어들면 국산 맥주업체들도 수입 맥주처럼 본격적으로 4캔 1만원 마케팅을 펼칠 수 있게 된다.
롯데주류는 맥주 제품 ‘피츠’도 ㎖ 당 가격을 발포주 수준으로 낮춘 420㎖ 캔도 한정 판매했다. 기존 355㎖ 캔보다 용량은 늘리고 출고가는 902원으로 337원 낮췄다. 세금이 낮은 발포주가 일반적으로 맥주의 절반 수준 가격임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조치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세율이 정확하게 정해지지 않아 시뮬레이션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주세법보다는 쌍벌제에 대한 실험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면서 “클라우드는 국내 맥주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수입 맥주와 교차판매 행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타 국내 브랜드가 진행하는 4캔 1만원 행사와는 성격이 다르다. 불매 이슈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