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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붙잡혀 경찰서로 압송된 A씨는 흰색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모습을 드러냈다.
A씨는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지만, ‘범행 동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또 ‘유족에게 할 말 없느냐’는 질문에는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한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
B군은 지난 18일 오후 10시51분께 제주시 조천읍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집에는 B군 혼자 있었으며, 일을 마치고 귀가한 B군 어머니가 B군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B군 시신에 남은 타살 흔적을 발견하고 폐쇄회로(CC) TV 분석을 통해 사건 당일 오후 3시께 40대 남성 2명이 집에 드나든 장면을 확인해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튿날인 19일 0시40분께 제주시 모처에서 용의자 중 한 명인 A씨 지인을 긴급 체포한 경찰은 뒤이어 A씨까지 검거했다. 경찰은 현재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군의 어머니는 한 때 B군 등과 함께 살기도 했던 연인 사이였지만, 이별 전후로 사이가 급격히 나빠졌다. 이후 A씨는 B군 모자를 수시로 찾아와 폭행하는 등 행패를 부렸고, 이달 초 B군의 어머니가 경찰에 신변 보호까지 요청할 정도였다.
20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B군과 초·중학교를 함께 다녔다는 한 중학생은 “B가 살해당하기 전까지 새 아버지였던 A씨에게 온갖 학대를 당했다”고 증언했다.
증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부터 B군을 상대로 ‘엄마가 우는 건 다 네 탓이다’ ‘쓸모없는 XX’ 등의 욕설·폭언을 내뱉고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해 다치게 하고 심지어 ‘죽여 버리겠다’면서 흉기를 들고 집에 찾아와 협박까지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등의 범행 동기와 구체적인 범행 수법, 범행 경위 등을 파악해 조만간 법원에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