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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휴업 직전인 17일 유치원으로부터 ‘18일 정상 운영한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사립유치원 이익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는 휴업·철회·강행을 번복한 끝에 16개 시·도 지회의 ‘사립유치원 정상 운영’을 발표했다. 세종지역은 한유총 지회가 없기 때문에 사실상 100% 정상 운영을 밝힌 것이다. 박 씨는 유치원 정상운영 소식에 안도하면서도 주말 내내 입장을 번복한 사립유치원들에 불만을 토로했다.
박 씨는 “유치원에서 18일 정상 운영한다는 통보를 받아 안도하고 있다”면서도 “유치원이 갑작스럽게 집단 휴업을 하게 되면 맞벌이 부부들은 당장 애를 어디에 맡길지 난감하다. 주말 내내 입장을 번복한 사립유치원 때문에 애만 태웠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들 “주말 내내 애만 태웠다”
주말 내내 휴업 철회와 강행, 정상운영을 번복한 사립유치원에 학부모들의 비난이 집중되고 있다. 아이 맡길 곳을 간신히 구했다가 휴업 철회 소식에 이를 취소했는데 다시 휴업을 강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분노 게이지가 상승한 것이다. 다행히 대부분의 사립유치원이 정상 운영한다는 소식에 안도하고 있지만,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한유총은 주말을 앞둔 지난 15일, 18일로 예정된 집단 휴업을 철회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교육부와의 면담에서 그간의 요구사항인 △누리과정 지원비 인상 △국공립 유치원 확대 반대 △사립유치원에 대한 감사 완화 등을 협의해 나가기로 합의한 것이다.
한유총은 이같은 합의를 10시간 만에 번복했다. 이들은 16일 오전 3시께 보도자료를 통해 “교육부가 합의사항이라고 보내온 것과 당초 합의사항을 확인한 결과 공·사립 구분 없는 평등한 학부모 지원 방안 등이 빠졌다”며 “한유총 전 회원들은 교육부가 합의를 파기한 것으로 판단하고 기존대로 1차 휴업을 강행한다”고 발표했다. 교육부와의 기자간담회 뒤 서로 합의사항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입장 차가 크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사립유치원 세종시 제외 모두 휴업 철회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의 사립유치원 4503곳이다. 이 가운데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시·도의 한유총 지회에선 휴업 철회를 공식 발표했다. 한유총 소속 4200여 곳 대부분이 휴업을 철회한 것이다.
학부모들은 18일 대부분의 사립유치원이 정상 운영에 나서면서 안도하고 있다. 하지만 주말 동안 휴업 철회, 강행, 정상 운영 등 잇따라 입장을 번복한 사립유치원에 불만을 쏟아낸다.
6살 아들을 유치원에 보내는 장하나(36) 씨는 “전화해서 유치원에 항의하고 싶은데 아이에게 잘 못 화살이 돌아갈까봐 망설이고 있다”며 “나중에 유치원 다니는 학부모들이 모여 유치원에 공식 항의하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마음 편히 아이 보육하게 해 달라”
사립유치원이 주장하는 ‘누리과정 지원비 인상’ 요구에 대해서도 일부 학부모들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유총은 현재 정부가 원아 1인당 지원하는 누리과정비 22만원(방과후과정 7만원 제외)을 20만원 인상한 40만원까지 확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유치원 학부모 서성화(40) 씨는 “학부모들은 정부의 유아교육비 지원이 적어 피해를 보는 게 아니다”라며 “아이를 볼모로 정부에 지원을 더 요구하는 몰상식한 유치원에 애를 맡겨 피해를 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씨는 “정부가 국공립 유치원 더 늘리는 게 맞고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유치원 중 휴업 참여 유치원은 감사해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18일 사립유치원 집단 휴업은 사실상 무산됐다. 학부모들은 걱정했던 마음을 쓸어내리면서도 이번과 같은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시 동작구의 워킹맘 강희진(38) 씨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저 출산이 사회적 문제라고 하는데 정작 맞벌이 부부가 마음 편히 육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는 게 불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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