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년의 김정은 시대는 북한이 주장하듯 ‘핵무력 완성’을 위한 과정이었다. 아버지 김정일의 유훈인 전략무기 개발에 ‘올인’한 그는 아버지 보다 더 대범했다. 김정은은 지난 해 2월 ‘광명성 4호’를 쏘아올릴 때까지만 해도 이를 장거리 미사일이라고 칭하지 않고 인공위성 발사였다고 주장했다. 당시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에 발사체 계획을 통보하며 ‘눈치’를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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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북한은 더이상 장거리 로켓을 위성 발사체라고 얘기하지 않는다. 최근 잇따라 시험발사에 성공한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에 대해 북한은 ‘대륙간탄도로켓’이라고 명명했다. 대륙을 넘어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즉 ICBM이라는 의미다.
이에 따라 김정은은 아버지 대에 이루지 못한 탄도미사일 기술을 완성 단계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남한 타격용인 스커드미사일과 주일미군 기지를 겨냥한 노동미사일에 더해 괌을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화성-12형 개발에 성공했다. IRBM급은 김정일이 완성하지 못한 미사일로 김정은이 ‘3·18 혁명’이라고까지 칭한 이른바 ‘백두산엔진’ 개발 성공으로 사거리 연장에 성공했다. 북한은 백두산엔진을 기반으로 한 화성-14형과 화성-15형 등을 통해 ICBM급 미사일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김정은 시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기술력 역시 상당 수준 진전된 것으로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외부와는 대화 단절, 공포정치로 1인 지배체제 구축
그러나 김정은은 대화에는 인색하다. 앞서 김정일은 김일성 사망 직후 1994년 10월 미국과 ‘제네바 기본 합의’를 체결한 이후 경제적·외교적 실리를 취했다. 2002년 미 부시 행정부 들어 다시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개발 의혹이 불거지면서 경수로 제공 등의 합의가 중단됐지만, 이후에도 6자회담 테이블은 유효했다. 김정일은 9·19 공동성명, 2·13 합의 등으로 상황을 관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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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북한 조선중앙방송과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들은 17일 김정일 6주기를 맞아 대대적인 추모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매체들은 이날 당 간부 등이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밝혔지만 김정은의 참배 여부 등 동향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김정은은 5주기인 지난해까지 매년 김정일 사망 당일 이 곳을 참배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