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금융위기가 바꿔놓은 대우조선 인수戰'

자금시장 얼어붙고, 조선경기 불확실성 대두
재무적투자자 이탈 조짐에 '승자의 저주' 우려감까지
포스코-GS 동맹..한화·현대重 대응전략은 가격?
  • 등록 2008-10-10 오후 6:05:43

    수정 2008-10-13 오후 4:53:16

[이데일리 김국헌기자] 세계 금융위기가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전 판도를 크게 바꿔놓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자금난으로 컨소시엄에서 발을 빼는가 하면, 자금 조달 금리도 하루가 다르게 치솟아 인수후보들 사이에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불붙듯 일어났던 조선경기도 금융위기로 꺾이고 있고 대우조선 주가는 연일 내림세를 타, 적정한 인수가격에 대한 기대치도 달라졌다. 그럼에도 경쟁자였던 포스코(005490)GS(078930)그룹이 전격적으로 컨소시엄에 합의하면서 다른 경쟁자들이 '가격'을 주요 전략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받고 있다.

◇"대우조선에 돈 넣을 때 아닌데"…FI 이탈 조짐도

한 인수기업은 FI들의 이탈로 대우조선 인수자금 조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본입찰을 하루 남겨두고 있지만, 자금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상황.

처음에는 경쟁적으로 투자를 제안했던 일부 FI들이 자금난으로 돌아서면서, 인수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연금이 이달 초 인수전에서 발을 뺀 것도 불확실성 때문.
 
국민연금은 "최근 금융시장 환경이 급변해 대우조선 투자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 국민연금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급격히 악화됨에 따라 대규모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부적으로 신규 투자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보유하고 있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데 중점을 두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인수후보 "승자의 저주 걸릴라"
 
이같은 불안감은 투자자들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인수후보들도 인수 이후의 경영난을 걱정하고 있다.

또 다른 인수후보는 "인수후보들 사이에서 자칫 잘못 인수했다가는 승자의 저주에 걸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며 "인수기업 4개사 모두 다른 후보와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후보들 사이에서 경쟁적으로 반토막 난 시가총액을 언급하는 것도 8조원까지 거론됐던 인수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 인수했다가 그룹 전체 기반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8월22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매각 공고를 낸 이후 두 달 가까운 기간 동안 대우조선 주가는 3만6200원에서 10일 1만7850원(시가총액 3조4163억원)으로 급락했다. 산업은행이 매각할 지분 50.4%의 시장가격은 1조7218억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 100%를 더하면 3조4432억원에 불과하다.

◇대우조선 인수위험 커져…조선경기 전망 `구름 속`

선박금융이 세계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으면서, 조선경기 전망도 불투명해지면서 대우조선 인수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달 내놓은 조선업 보고서에서 "조선 및 해운업계가 급격한 환율 변동과 원가 부담 증가로 영업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국제 선박 수급을 고려할 때 선박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포스코와 GS그룹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금융위기로 대우조선을 단독으로 인수하는 위험이 높아지면서, 후보끼리 위험을 분산하겠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포스코 이사회 관계자는 "대우조선에만 큰 자금을 넣을 타이밍이 아니라는 데 많은 이사들이 공감했다"며 "GS와 인수 위험을 분산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장일치로 컨소시엄 구성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GS그룹 관계자도 "포스코와 올해 봄부터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며 "조선시장 상황이 악화될 것이 불보듯 뻔해 대우조선 인수 이후에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화·현대重, 가격이 최대전략?..산은 선택에 시선집중

한화(000880)그룹과 현대중공업(009540)은 전술 변화 없이 완주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막강한 후보를 상대로 더 높은 가격을 부르는 것 이외에 마땅한 대응수단이 없다.

유럽과 중동 투자자의 달러 자금, 철강-조선-정유 플랜트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 시너지, 인수 뒤 재무적 안정성 확보 등 포스코와 GS 컨소시엄이 갖춘 강점이 상대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비계량 조건(시너지, 도덕성, 독점 가능성 등)이 계량 조건(인수가격)을 이기긴 힘들다"며 "자금 조달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정도로 지나친 베팅을 한 것이 아니라면 결국 가격이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이럴 경우 산업은행이 '안정성'과 '가격'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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