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가격은 모르쇠'.. 신차 사전계약 마케팅 몰두

사전계약 받으면서 가격은 미공개..시승도 불가
신차 마케팅 수단으로 '쏠쏠'.. 고객은 뒷전
  • 등록 2012-09-10 오후 3:07:58

    수정 2012-09-10 오후 3:07:58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새차를 구입하기 위해 한 국내차 판매 전시장에 들른 김 모씨. 준중형급 세단을 찾던 김씨는 아직 새 모델이 정식 출시되지 않았다는 말에 발길을 돌리려 했다. 하지만 딜러는 ‘정식 출시 뒤에는 출고까지 3개월이나 기다려야 할 것’이라며 사전계약을 종용했다.

신차 출시 전 고객들로부터 사전계약을 받는 것이 자동차업계의 관행처럼 굳어지고 있다. 인기가 예상되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기기는 사전예약을 하면 고객이 제품을 수령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업계의 신차 사전계약은 고객들에게 수천만원 가격대의 자동차를 정확한 판매가격 공지없이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어, 업체들의 판매 마케팅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000270)는 오는 17일 출시되는 준중형 세단 ‘K3’ 대해 지난달 말부터 사전계약을 받고 있다. 계약금으로 10만원을 내면 옵션까지 모두 선택해 미리 계약이 이뤄진다.

그러나 고객들에게 K3의 정확한 판매가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가격 뿐만 아니라 정식 출시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시승을 통해 차량의 내부를 살펴보거나 성능을 체험해볼 수도 없다.

이처럼 차량 출시 이전부터 사전계약을 실시하는 것은 쏠쏠한 마케팅 효과 때문이다. 자동차업계는 최근 신차를 출시하면서 보통 한 달 전부터 사전계약을 통해 판매 열기에 불을 지핀다. 특히 출시 이후에는 차량 출고가 상당히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강조하며 당장 눈앞에 없는 차를 판매하고 있다.

현대자동차(005380)는 올해 3월 7년만에 풀체인지 모델로 출시한 신형 싼타페가 사전계약을 실시한 지 10여일만에 1만대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비슷한 시기 기아차 역시 플래그십 모델인 K9이 사전계약을 통해 3000대가 팔렸다고 발표하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수입차업체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BMW코리아는 지난 6일 새롭게 출시한 7시리즈가 사전계약을 통해 500대가 판매됐다고 밝혔다.

자동차업체들의 사전계약 마케팅은 판매 초기에 고객들의 관심을 유도해 ‘신차효과’를 톡톡히 낼 수 있어 더없이 좋은 홍보수단이 된다. 반면 고객들은 이런 수치들이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데다 설사 사전계약이 이뤄지더라도 이후 계약해지를 통해 정식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정식 계약을 하지 않으면 계약금은 돌려받을 수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사전계약에서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에 따라 이후 판매에도 영향을 준다”면서 “하지만 공식적인 수치가 아닌 만큼 충분히 과장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K9은 사전계약 당시 밝힌 3000대 이후 지난달말까지 팔린 누적대수는 5400여대에 그치고 있다.

업계에선 사전계약에서 실제 본계약으로 이어지는 비율은 30~40% 수준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업체들이 밝히는 수치 자체도 부풀려질 개연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동호회를 운영 중인 송파구 장재호(38세)씨는 “차 가격도 모르고 타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전계약으로 새차를 산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금기시된 일”이라면서 “특히 초반 생산되는 차량에서 결함이 많이 발견돼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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