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뒷북만 칠라`…롯데사태에 노심초사하는 신평사

오너 일가 다툼으로 그룹 결속력 약화하면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분쟁 결과 예측 불허…시장 여파, 신용등급 반영도 못해"
  • 등록 2015-08-04 오후 2:50:00

    수정 2015-08-04 오후 2:50:00

△자료 : 한국신용평가 (2015. 6 기준)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고령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날 날이 가까워지자 한 지붕 아래 살던 형제들의 언성은 높아져만 갔다. 며느리들은 시아버지의 재산을 독차지하기 위해 남편에게 전투 의지(?)를 불어넣었다. 갈등의 끝은 어디로 흐르게 될까. 결국 한 형제가 집을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될 것인가.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경영권 다툼을 지켜보는 크레디트업계는 한편의 막장 드라마 보듯 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드라마에선 형제 중 하나가 집을 떠나면 그만이지만 재벌가 다툼은 그룹의 사업과 지배구조가 예측할 수 없는 사이 크게 뒤바뀔 수도 있어 채권시장 투자자들이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재료다. 돈을 빌려준 기업의 신용도에는 그룹 내부의 결속력과 계열사 간의 지원 가능성이 반영되지만, 오너 일가의 싸움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 신용등급의 변화를 관측하기도 쉽지 않다.

한 신평사 연구원은 4일 “가족 간 다툼의 결과에 따라 사업 내용이나 지배구조가 바뀐다면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결과는 예측 불허이기 때문에 이를 신용등급에 미리 반영하기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형제간 다툼이 커져 기업이 분리될 상황에 이르는 것은 그만큼 계열사 간 결속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채권 투자자들에게는 악재다. 일각에선 호텔롯데와 롯데쇼핑, 롯데칠성 등 한국 롯데그룹과 롯데상사, 롯데리아 등 일본 롯데그룹이 분할될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유통과 금융을 한데 묶고 제조업과 화학이 한 데 묶이는 등 업종별 계열사 분할 가능성 등도 거론되지만 모두 결과를 알 수 없는 가정들이다.

물론 지난해 말 기준 롯데그룹의 그룹 합산 부채비율은 67%로 양호하고 영업점포 등 부동산으로 구성된 35조원 규모의 유형자산도 보유하고 있다. 순차입 규모도 11조 1000억원으로 5조원 안팍의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과 88조원 규모의 자산을 고려하면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 영업 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한다면 재무 안정성은 우수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와 롯데쇼핑 등 재무구조가 우수한 계열사들의 경우 독자 신용도와 최종 신용등급이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그룹 결속력이 약화하더라도 별다른 부정적인 여파는 없으리란 분석도 있다. 그룹 결속력 약화로 최종 신용등급이 강등될 우려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신용평가 기준 롯데쇼핑(023530)롯데칠성(005300)음료, 롯데제과(004990),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은 국가 신용등급(AAA)보다 한 단계 아래인 ‘AA+ 안정적’이다.

다만 오너 일가의 다툼으로 인한 그룹 분할 등 돌발 변수들은 신용등급에 미리 반영하기 어렵고 만에 하나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치닫게 되면 등급은 급격히 변할 수밖에 없어 채권 시장에 충격을 줄 수는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등의 대규모 손실 발생 과정에서 뒷북 대응을 했다는 비난을 받은 신평사들로서는 노심초사할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경영권 분쟁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기보다는 신평사들이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시장에 알리는 것도 좋은 방안이란 지적이다.

또 다른 신평사 연구원은 “재벌가의 경영권 분쟁은 신용등급 조정 등으로 위험 요인을 미리 시장에 알릴 수는 없으면서도 그 결과가 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지나치게 크다”며 “평가방법론 상으로는 어찌할 수 있는 도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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