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경험으로 큰다"..SKT 인공지능 ‘누구나 주식회사’ 개업식

  • 등록 2016-09-21 오후 1:14:04

    수정 2016-09-21 오후 1:30:45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SK텔레콤(017670)(대표 장동현)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인공지능 음성인식 서비스 ‘누구(NUGU)’의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누구나 주식회사’라는 가상회사를 만들었다.

누구나 주식회사는 상법상 지위를 갖는 것은 아니지만, 대표이사와 사외이사가 있고 주주도 있다.

대표이사(CEO)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 천재 해커로 이름난 이두희 씨다. 그는 대한민국 최고의 프로그래머로 꼽히는데 최근에는 ‘멋쟁이 사자처럼’이라는 비영리 단체를 만들어 대학생들에게 코딩 교육을 하고 있다.

사외이사로는 카이스트 뇌과학 분야 정재승 교수,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장병탁 교수,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 장대익 교수, 부산대 한국어정보처리연구실 책임연구원 김민호 씨, 홍대 산업디자인학과 김숙연 교수, 한국성우협회 소속 이선 성우, 소연 성우,한국조명디자이너협회 정미 회장 등이 활동한다. 주주는 음성인식 스피커 ‘누구’의 구매고객이다.

이들은 현재 아기 수준인 ‘누구’의 지능을 높이고 감성적으로 사람과 교류할 수 있도록 누구를 키우는 역할을 하게 된다.

뽀통령 목소리를 녹음한 이선 성우는 인공기능 기반 구연동화 기능 연구를, 한국어처리 전문가인 김민호 선생은 욕설 필터링을, 조명 디자이너들은 누구의 조명 연출 방안을 연구하는 식이다. 여기에 주주인 고객들은 ‘누구나 주식회사’ 홈페이지(www.nugu.co.kr)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다.

21일 아이리버가 만든 음향기기 유료 체험서비스 공간인 이태원 스트라디움에서 열린 ‘누구나 주식회사 런칭 쇼케이스’에서는 누구나 주식회사의 CEO인 이두희 씨와 사외이사로 참여하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누구’에 대한 기대와 바램을 솔직히 말했다.

21일 이태원 스트라디움에서 열린 ‘누구나 주식회사’ 개업식에 참여한 이사들. 좌측부터 성우 소연, 이선, 부산대 한국어정보처리연구실 김민호 책임연구원, 홍대 김숙연 교수, 이두희 CEO,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 서울대 장병탁 교수, 그리고 사회자를 본 김국현 IT칼럼니스트다.
아직은 어린이 수준…내게 맞는 플랫폼 진화 가능성

‘누구나 주식회사’의 운영 취지 및 향후 운영 방안 등에 대해 발표 중인 이두희 가상CEO의 모습.
누구나 주식회사의 CEO가 된 이두희씨는 “누구는 아기 같은 존재다. 국민들과 키워나갈 것”이라며 “‘누구’의 개발과정부터 봤는데 누구는 간단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조용히 해라고 하면 조용해진다. 사람처럼 대화를 주고받을 수준은 아니지만 많은 데이터가 쌓이고 피드백이 늘어나면 진짜 영화 ‘허(her)’ 같은 날이 가까워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사랑에 빠지려면 캐릭터가 있어야 하고 얘(누구)가 저를 이해해야 할 것 같다”며 “요구하면 반응만 하는 게 아니라, 제게 질문하는 궁금해 하는 아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사람의 학습능력의 많은 부분이 습관적인데 있다는 점, 생각보다 사용하는 어휘가 단조롭다는 점을 고려하면 누구를 사용하면 할 수록 ‘이 단어 발음은 이리 하네’ 등으로 누구가 이해해서 내게 맞는 맞춤형 디바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탁 서울대 교수는 “사람의 사고를 표현하는 게 언어인데 누구는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처음 배달온 날은 서먹하고 대화도 안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더 가까워질 것”이라면서 “만인에게 최상의 인공지능은 어려워도 학습을 할수록 점점 더 가까워지는, 그래서 내 생각과 의도까지 느끼는 인공지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우 이선씨는 “아직 누구는 ‘알람이 뭐가 있어?’라고 물으면 알아듣지만 ‘알람이 뭐가 있지?’라고 물으면 못 알아듣는다”면서 “어미의 차이에도 알아들을 수 있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어정보처리전문가 김민호 책임연구원은 “누구에게 ‘옷 다릴꺼야 준비해둬’라고 하면 전원을 켜지 않고 약탕기를 킬 수 있다”며 “단순한 텍스트뿐 아니라 이해하는 부분까지 연구해야 한다. 제가 자문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사용자 경험이 중요

홍대 김숙연 교수는 “(누구의 디자인) 첫인상이 깨끗하고 맑은 도자기 같아서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보였다”며 “사실 저는 음성인식 인터페이스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는 많은 사용자 경험과 소통을 통해 머신러닝의 진화를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UI보다는 UX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병탁 교수는 “사람이 언어를 이해하는 걸 봐도 대화가 중요하다”며 “인공지능 누구는 몸(스피커)을 갖추고 가정의 일원으로서 패밀리 멤버가 돼 배워나가고자 한다. 이를 통해 더 유용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의 음향과 조명에 대한 칭찬도 있었다.

김숙연 교수는 “무드등으로 활용될 만큼 가능성이 크다”고 했고, 정재승 교수는 “사실 사람은 소리보다 빛으로 더 많이 반응한다. 그래서 생체시계가 자는데 자명종으로 대뇌피질만 깨우는 자명종을 인류 최악의 발명품으로 보기도 한다”며 “하지만 누구는 서서히 빛을 받으면서 자명등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두희 CEO는 “어렸을 때 엄마가 인공지능 세탁기를 사왔지만 이번 만큼 큰 획을 긋는 제품은 아니었다”며 “누구는 일단 가정용 사물인터넷(IoT) 제품들과 연동하면서 내년에는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도 개방할 것이다. 어린아이 같은 누구를 사외이사 분들, 구매자(주주)들과 키워가겠다. 매달 업데이트때 많은 피드백을 달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9월 출시한 말을 알아듣는 스피커 ‘누구’. 음악감상, 날씨 응답, 알람 설정, 조명등의 기능이 있고 10월 중 피자 주문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가격은 11번가에서 1만대 한정으로 9만9000원(원가 16만 원)에 팔고, 1만대 판매이후에는 가격이 올라간다. 11월부터 12월 말까지 14만9000원, 내년부터는 정상가(24만9000원 예정)로 판매하는 등 초기에 구매할수록 가격 이점이 크다.
(왼쪽부터)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소연 성우, 이선 성우, 한국언어협회 김민호 연구원, 홍대산업디자인학과 김숙연 교수, ‘누구나 주식회사’ 이두희 가상CEO, 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 정재승 교수,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장병탁 교수, SK텔레콤 박일환 디바이스지원단장, 김국현 IT칼럼니스트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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