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바스는 어쩌다 우크라의 뇌관이 됐나…러시아 침공의 빌미는

친러 반군 점령한 돈바스 지역에 러시아 군대 진출
오랜 교전 지역…우크라 위기 국면서 뇌관으로 부각
크림반도 병합 때와 비슷…우크라 "영토 뺏길 수 없다"
미국에선 "우크라 침공으로 볼 순 없어" 목소리도
  • 등록 2022-02-22 오후 12:10:36

    수정 2022-02-22 오후 12:10:36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와 루간스크주) 지역이 우크라이나 위기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러시아가 21일(현지시간) 친러시아 반군이 점령한 이 지역의 분리 독립을 승인하고 평화유지군 진입을 명령하면서다.

(사진= 구글지도)


크림반도 전철 밟나…러시아, 돈바스에 군 진입 명령

돈바스 지역은 2014년부터 정부군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반군이 크고 작은 교전을 이어오고 있던 지역이다.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추진으로 촉발된 이번 우크라이나 위기 사태 초기에는 크게 주목받지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가 지난해 말부터 우크라이나와 접경 지역에 10만 병력을 집결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침공 위협이 높아지자 돈바스 지역의 취약성이 부가됐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에서는 러시아가 국경 인근 병력 확충과 사이버 공격 징후, 자작극 조작 등을 준비하는 징후가 포착된다면서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때와 상황이 유사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크림반도는 친러시아 세력과 친서방(EU) 세력이 공존했으나 친러 세력이 우세했다. 이 지역에서 친서방 세력 주도로 시위가 시작됐고, 혼란 끝에 친러 세력 주도의 크림자치공화국이 수립된 후 러시아에 귀속됐다. 서방에서는 이 과정에서 러시아가 정치적·군사적으로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친서방 세력이 먼저 시위를 일으킨 것은 러시아측이 개입하기 위한 명분을 만들이 위한 조작극이었으며, 크림반도를 자국 영토로 편입시키기 위해 무력 지원과 사이버전 등을 병행하며 친러 세력을 지원했다는 주장이다.

돈바스의 친러 분리주의 세력도 2014년 동부 산업 지역을 점령한 뒤 자신들도 크림자치공화국처럼 독립하겠다며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수립을 선포했다. 2014~2015년 두 차례에 걸친 민스크 협정에도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이어지고 있어 정세가 불안정하기도 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침공하려 한다면 가장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앞서 서방 진영은 물론 우크라이나에서도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에서 하이브리드(혼합)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된다며 경계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지난 17일부터는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이 격화하며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졌고 마침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전날 이 지역의 독립을 승인하고 평화유지를 명분으로 이 곳에 군대를 진입시키라고 명령한 것이다. 향후 협상 등에 따라 돈바스 지역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시발점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사진= AFP)


우크라 최대 석탄산지였으나 오랜 교전으로 피폐

돈바스 지역은 우크라이나 최대 석탄 산지로, 경제적으로 가장 발전한 곳이었다. 하지만 오랜 교전으로 경제는 피폐화됐다. 돈바스의 주민 소득은 2014년 대비 75%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에 따르면 양측의 장기 교전으로 1만4000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삶의 터전을 떠난 사람도 2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돈바스 지역 인구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 230만명과 150만명이 각각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 다수가 러시아 국적자이거나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이 지역에 거주하는 80만명에게 러시아 여권을 발급해 이중국적자가 됐다.

돈바스 지역은 친러 반군이 장악한 지역과 정부군이 관할하는 지역으로 나뉜다. 2021년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분리주의 세력이 점령한 지역 주민의 절반 이상이 자치권 여부에 상관없이 러시아에 통합되기를 희망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정부가 치하 지역에서는 대다수가 친러 세력이 점령한 지역이 우크라이나로 반환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2일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가 평화를 위한 대화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러시아의 침공에 대항해 자국의 영토를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행동은 우크라이나의 온전성과 주권에 대한 침해”라면서 “러시아가 어떻게 결정하든 우크라이나의 국경선은 현재에서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행정부 한 관계자는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에 평화유지군을 보내기로 한 결정에 대해 “돈바스는 이미 러시아가 점령한 곳이기 때문에 침공으로 볼 순 없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박결, 손 무슨 일?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한라장사의 포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