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적 충동 깨워라]① 글로벌 기업 4700조원 깔고 앉아

금리 정상화 수순 밟자 불확실성 커져 투자위축
신규 먹거리 발굴 대신 배당 자사주매입에 치중
  • 등록 2014-09-22 오후 2:00:09

    수정 2014-09-22 오후 2:00:09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새 투자처를 찾는 걸까 아니면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을 잃은 걸까.”

글로벌 기업들이 금고에 돈을 쌓아둔 채 좀처럼 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 대신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확대하며 주주들 지갑만 불리고 있다.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사라지자 글로벌 경기도 서서히 가라앉는 분위기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22일(현지시간) 세계 2000대 기업이 보유한 현금이 4조5000억달러(약 4700조원)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며 수익성을 대폭 개선했지만 투자에는 인색한 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각국 중앙은행들이 시장에 푼 천문학적 규모 유동성이 금융시장을 통해 기업들로 흘러들면서 곳간을 든든히 채운 것이다.

글로벌 기업은 실탄이 풍부해졌지만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에는 점점 인색한 모습이다. S&P는 글로벌 대기업들의 자본지출 규모가 지난해 1% 줄어든 데 이어 올해에도 0.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본지출은 기업이 미래 이익을 늘리기 위해 투자하는 비용을 뜻한다.

특히 신흥국 기업의 자본지출이 지난해와 비슷한 4%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1990년대 이후 글로벌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세계 경제의 ‘신형 엔진’이 주춤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신 이들 기업들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주주들에게 돌려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6000억달러가 넘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유럽 기업들은 지난 2분기에 투자자들에게 1534억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된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일본 기업들도 올해 상반기 중간 배당액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렸다.

기업들이 벌어 들인 돈을 다시 투자에 나서야 경제에 활력이 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들은 선제적 투자 대신 주주들 주머니만 채우고 있는 셈이다. 주주 수익이 늘어나면서 내수경제에 도움이 된다해도 효과는 제한적이란 게 경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기업들이 투자에 인색한 것은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금리 정상화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는 등 돈의 힘으로 위기를 넘긴 세계 각국이 돈줄을 죌 예정이다. 게다가 신흥국도 성장이 둔화하면서 투자처를 찾기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일단 지갑을 닫고 상황을 지켜보자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글로벌 경제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미국의 올해 성장률을 기존 2.6%에서 2.1%로 하향 조정했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성장률 전망치도 1.2%에서 0.8%로 낮췄다. 세계 경제가 성장 무기력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여 과감한 수요 진작과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지만 구체적 해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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