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파업 기로…막판 협상 없으면 17일 파업 돌입

17일 8시간 파업 예고…추가 교섭 논의 중
교섭 없으면 파업실시, 2020년 이후 3년 만
‘고용세습’ 조항 놓고 여전히 이견 커
교체 앞둔 노조 집행부의 파워게임 분석도
  • 등록 2023-10-16 오전 11:34:41

    수정 2023-10-16 오전 11:34:41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지난 12일과 13일 양일간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마라톤 협상 끝에 결렬을 선언한 기아 노조가 17일 파업을 앞두고 ‘교섭 재개’냐 아니면 진짜로 ‘파업’에 돌입하냐 사이의 기로에 놓였다. 막판 추가 교섭 테이블이 마련된다면 파업은 다시 보류되지만 교섭이 없을 경우 노조는 예정대로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오는 17~19일 각각 총 8시간, 20일에는 총 12시간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노조는 앞서 지난 12~13일에도 각각 8시간 파업을 예고했지만 이틀간 15차 본교섭을 진행하며 파업은 잠정 보류됐었다. 교섭을 실시하는 날에는 파업을 하지 않고 정상근무를 하기로 정한 바 있다.

기아 오토랜드 광명.(사진=연합뉴스.)
노조가 실제로 파업을 실시하면 기아는 2020년 이후 3년 만이자 올해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파업을 겪게 된다. 다만 17일 파업 직전에 교섭 테이블이 마련된다면 파업은 또 잠정 보류될 가능성도 있다. 기아 노사는 현대판 음서제라 비판받는 ‘고용세습’ 조항 삭제 여부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파업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지난 15차 교섭에서 사측은 2028년 양산 목표로 화성 소재공장 부지에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공장 신설 등을 새로운 제시안으로 꺼내들었다. PBV는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에 기반한 차량으로 사용자보다 사용 목적에 그 초점을 맞춘 차량이다.

기아가 새 PBV 공장 건설 계획을 확정하면 지난 4월 착공한 중형급 PBV 공장에 이어 두 번째 PBV 전용 생산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신공장 건설은 고용 안정화에 상당한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이는 제안이지만 노조는 결국 이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사가 가장 큰 이견을 보이는 항목은 바로 ‘고용세습’ 조항 삭제 여부다. 단협 27조 1항은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 정년 퇴직자 및 장기 근속자(25년 이상)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아에 오래 다닌 직원 자녀에게 우선 입사의 기회를 준다는 게 골자다. 이는 균등한 취업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이 때문에 고용노동부에서도 시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사측은 이 조항을 삭제하려고 하지만 노조는 조항 유지를 강력히 주장하며 맞서는 상황이다.

기아를 제외한 국내 4개 완성차 업체가 모두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한 가운데 기아만 유독 임단협 진통을 겪는 이유로 노조 내 파워게임이 꼽히기도 한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27대 집행부가 물러나면 노조는 새 집행부를 선출해야 하는데 현 집행부가 속한 계파가 다음 집행부에서도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외적으로 강수를 둔다는 설명이다.

자동차업계 노무전략에 정통한 관계자는 “보통 집행부 임기가 만료되는 해에는 노조가 일부러라도 강하게 나가는 측면이 있다”며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낸 뒤 조합원들을 설득시키는 게 더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노사 대립이 장기화하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만약 극단으로 치달을 거였으면 벌써부터 파업에 나섰을 것”이라며 “파업 날짜를 잡고서도 교섭을 진행하는 것을 보면 갑자기 합의안이 도출될 수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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