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조는 오는 17~19일 각각 총 8시간, 20일에는 총 12시간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노조는 앞서 지난 12~13일에도 각각 8시간 파업을 예고했지만 이틀간 15차 본교섭을 진행하며 파업은 잠정 보류됐었다. 교섭을 실시하는 날에는 파업을 하지 않고 정상근무를 하기로 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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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15차 교섭에서 사측은 2028년 양산 목표로 화성 소재공장 부지에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공장 신설 등을 새로운 제시안으로 꺼내들었다. PBV는 전동화와 자율주행 기술에 기반한 차량으로 사용자보다 사용 목적에 그 초점을 맞춘 차량이다.
노사가 가장 큰 이견을 보이는 항목은 바로 ‘고용세습’ 조항 삭제 여부다. 단협 27조 1항은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 정년 퇴직자 및 장기 근속자(25년 이상)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아에 오래 다닌 직원 자녀에게 우선 입사의 기회를 준다는 게 골자다. 이는 균등한 취업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이 때문에 고용노동부에서도 시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사측은 이 조항을 삭제하려고 하지만 노조는 조항 유지를 강력히 주장하며 맞서는 상황이다.
자동차업계 노무전략에 정통한 관계자는 “보통 집행부 임기가 만료되는 해에는 노조가 일부러라도 강하게 나가는 측면이 있다”며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낸 뒤 조합원들을 설득시키는 게 더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노사 대립이 장기화하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만약 극단으로 치달을 거였으면 벌써부터 파업에 나섰을 것”이라며 “파업 날짜를 잡고서도 교섭을 진행하는 것을 보면 갑자기 합의안이 도출될 수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