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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위원회는 13일부터 15일까지 천안 교보생명 연수원인 계성원에서 시민 참여단을 대상으로 2박3일간 합숙토론을 진행했고, 최종 여론조사를 완료했다. 지난 7월 24일부터 시작한 공론화위가 ‘8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4차례에 걸친 여론조사…4차 결과가 핵심
시민 참여단은 합숙토론 기간 총론토의, 쟁점토의(안전성·환경성·경제성), 마무리토의를 비롯해 4차례 분임별 토의 등 수차례 숙의 과정을 거치며 본인들의 판단을 정립했다. 토의에 참가한 건설중단·재개 측 발표자들은 이들을 상대로 조목조목 논리와 근거를 제시하면서도 때로는 감정에 호소하면서 사활을 걸었다. 환경운동연합 양이원영 사무처장은 “토의를 진행할수록 참가자들이 상당한 숙의가 됐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충분히 입장을 전달하고 설득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4차례 여론조사 과정에서 참가단의 의견도 미묘한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공론조사에 참가한 서울 용산구에 사는 김용혁(52)씨는 “질의 응답을 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점이 틀렸다는 점을 많이 깨닫게 돼 결론을 바꿨다”고 말했다. 자료집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송호열(58) 씨는 “양측이 제공하는 자료가 사실을 왜곡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면서 “집중토론 과정에서 누구 말이 맞는지 확인했어야 했는데 없어서 오히려 기존 생각만 굳어졌다”고 언급했다.
최종 여론조사 결과가 80대 20, 70대 30 등으로 한쪽으로 크게 쏠린다면 공론화위는 부담이 적어진다. 공론조사 결과 신고리 5·6호기에 대한 의견이 공사 중단(또는 재개)으로 모아졌다는 보고서를 작성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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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최종 주사위’를 던질 몫은 정부로 돌아간다. 정부는 권고안을 바탕으로 공사 재개 여부에 대한 ‘최종결정’을 오는 24일 예정인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의결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론화위가 어떤 결과를 내더라도 존중해 결정을 내린다고 했지만, 여론지형이 한쪽으로 확연하게 쏠리지 않을 경우 불복 소송 제기 등 상당한 후폭풍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간 공론화위는 참여 전문가의 편향성 및 자료집 중립성 여부를 놓고 공전을 거듭했다.
김지형 공론화위원장은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민참여단의 선택을 엄중하게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최종 권고안이 발표된 이후 이를 존중하지 않고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통합을 바라는 시민들의 귀중한 뜻을 뿌리 뽑는 일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