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정기 이사회에선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고 침묵하다가 이날 이사회에서 전격 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을 두고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부터 여러가지 얘기들이 나왔다. 정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순방(6월)과 베트남 국빈방문(9월) 경제사절단 명단에서 잇따라 빠졌고, 이번 달 2∼8일 박 대통령의 유럽 방문에도 동행하지 못했다. 9월엔 국세청이 서울 포스코센터와 포항 본사, 광양제철소를 동시다발로 들쑤시면서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지난달 초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연차 총회에서 임기 2년의 세계철강협회장에 선임되면서 사퇴설은 수그러드는 듯 했지만, 이석채 회장 KT이 사퇴의사를 밝힌 뒤 다시 점화되는 양상이었다.
정준양 “새로운 리더십 필요..외풍없다”..CEO 후보추천위원회 가동
정 회장은 사의 표명 배경에 대해 외압이나 외풍은 없었으며, 자신의 거취를 둘러싼 불필요한 오해와 소문이 회사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이사회를 중심으로 노력해줄 것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회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포스코는 이사회에서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CEO 선임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포스코 정관에 따르면 CEO는 CEO후보추천위원회의 자격심사를 거쳐 이사회가 CEO후보가 되는 사내이사 후보 1인을 주총에 추천하고, 주총을 통과하면 다시 이사회를 열어 최종 선임된다.
임기 중에 사임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규정이 없지만, 현직 CEO의 경우임기만료 3개월전까지 승계 또는 연임의사를 이사회 의장에게 표명하도록 돼 있으며, 이를 통보받은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에서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최소 주총 2주전까지는 CEO 후보가 되는 사내이사 후보를 선정해 공시해야 한다.
차기 포스코 회장은 누구..‘낙하산’일까, 내부 긴장
정 회장이 공식적으로 물러날 뜻을 밝히면서 차기 수장 자리에 누가 오를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포스코 안팎에선 벌써부터 후임으로 10여명 안팎의 인사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내부 인사로는 윤석만 전 포스코건설 회장, 이동희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 정동화 포스코건설 부회장, 김준식·박기홍 포스코 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외부 인사로는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한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진념 전 부총리, 김원길 전 보건복지부 장관, 포스코 근무 경력이 있는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등이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외부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포스코에서는 ‘낙하산’ 인사만은 막아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외부 인사가 회장에 선임된다면 2000년 포스코가 민영화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 된다. 포스코에는 현재 정부 지분이 단 한 주도 없다. 다만 국민연금(6.14%)이 단일 주주로는 지분이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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