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하루가 갔네요"…한강 떠나지 못하는 '실종 대학생' 아버지

'반포 한강공원 대학생 실종' 엿새째
경찰 수색에도 행방 묘연…CCTV도 없어
"살아만 있었으면"…가족들, 목격자 제보 호소
  • 등록 2021-04-30 오전 11:36:12

    수정 2021-04-30 오전 11:44:44

[이데일리 공지유 김민표 기자] “정민이는 문제 하나 없이 생활하던 아이인데…살아 있기만 하면 다 괜찮습니다.”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인근에 ‘실종된 아들을 찾는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김민표 기자)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실종된 손정민(22)씨의 아버지는 나들이를 즐기는 인파 속에서 안절부절못한 채 주변을 서성이고 있었다. 지난 25일 새벽 정민씨가 실종된 이후 그의 아버지는 한숨도 자지 못한 채 매일같이 한강공원 인근으로 와 아들을 찾는 현수막과 전단지를 붙이고 있다.

공원 인근 가로등과 기둥마다 ‘실종된 아들을 찾는다’는 전단지가 붙어 있었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기둥에 붙은 전단지와 공원 곳곳 설치된 현수막을 유심히 읽으며 지나갔다.

이날 반포한강공원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정민씨의 아버지는 “회사 사람들, 아내, 지인 등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현수막과 전단지를 붙였다”며 “사건이 알려진 후 많은 시민들의 제보가 있었지만 아직 실마리는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정민씨는 지난 24일 오후 11시쯤 “친구와 술 마시러 나간다”며 집을 나섰다. 이후 25일 오전 2시쯤 술에 취한 모습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뒤 잠이 들었다. 정민씨의 친구 A씨는 오전 4시 30분쯤 잠에서 깨 귀가했지만 정민씨는 24일 밤을 마지막으로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와 한강경찰대가 공조해 헬기·드론 등을 동원해 수색을 벌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민씨를 찾고 있지만 아직 정민씨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친구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친구가 보이지 않아 집에 간 줄 알고 귀가했다”고 진술했다.

실종된 지 엿새가 지났지만 아직 그의 가족들은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정민씨의 아버지는 정민씨의 마지막 행방을 쫓으며 잠수교를 6번 왕복해 무작정 걸었다고 한다. 그는 “경찰에서 계속 나와서 수색하고 있는데 한정된 공권력을 우리만을 위해서 사용해달라고 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마지막 위치가 찍힌 곳을 추정하며 잠수교를 왕복 6번 걸었다. 제발 살아 있기만 했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가족들은 가슴을 졸이고 있다. 공원 출입구에는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만, 사건이 일어난 곳 인근에는 행방을 파악할 만한 CCTV가 없는 상황이다. 경찰은 인근 CCTV를 모두 분석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찾겠다는 방침이다.

정민씨의 아버지는 “결국 또 정민이를 못 찾고 하루가 가고 있어 답답한 마음뿐”이라며 “정민이의 모습은 새벽 2시 (영상) 이후 머리털 하나 나온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매일 아들을 찾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해당 글에는 정민씨가 돌아오기를 바란다는 댓글이 4000개가 넘게 달렸다.

그의 가족들은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정민씨를 찾겠다고 말했다. 아버지 손씨는 “돌아오기만 하면 앞으로 탄탄대로가 펼쳐진 아이”라며 “우리 아들이 돌아올 수 있게 많이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뒤 가족들과 함께 다시 정민씨를 찾으러 발걸음을 옮겼다.

손정민(22)씨를 찾는 현수막. (사진=정민씨 아버지 블로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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