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사장의 性이야기]⑭"여성의 자위 무서워 말라"

박혜경 성의학 전문의 인터뷰
  • 등록 2016-03-04 오후 2:06:22

    수정 2016-03-04 오후 2:06:22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현대 성의학에선 적당한 자위행위는 원활한 성 기능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문화권이 자위를 음란한 것, 금기시해야 할 것으로 여긴다. 서구권에서는 어린아이들이 성기를 만지는 행동을 못 하게 하기 위해 “자위를 하면 손바닥에 털이 난다” 등으로 겁을 주기도 한다.

제대로 된 설명 없이 당장 행동을 멈추게 하기 위해 윽박지르고 협박하는 것은 결국 자위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게 한다. 그것 때문에 자신의 성감을 찾는 것에 대해 거부감, 또는 두려움을 갖게 할 수도 있다.

지난 10년간 성의학 전문의로 활동해온 백혜경 박사는 자위가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되는 행동”이자 “성인이 되어 파트너와 본격적으로 성관계를 하며 성 기능을 사용하기 이전 단계에서 성 기능을 잘 작동시키기 위한 일종의 트레이닝 과정이자, 사춘기 이후에 점차 증가하기 시작하는 성욕을 혼자서 스스로 안전하게 해소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남성의 자위보다 훨씬 더 터부시되온 여성의 자위. 과연 여성들은 어떻게 자신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까? 지난 칼럼에 이어 백혜경 박사에게 여성의 자위와 오르가즘에 관해 물어보았다.

백혜경 성의학 전문의. 사진=플레져랩
-많은 여성이 자위를 할 때는 오르가즘을 느끼지만, 파트너가 있으면 왠지 긴장되고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혼자서는 오르가즘을 잘 느끼지만, 파트너가 있는 경우에는 오르가즘을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원래 긴장감은 성적인 흥분이나 오르가즘을 저하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파트너 앞에서 긴장되면 오르가즘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되는데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이와 유사한 예로 남성들의 경우 지나친 긴장이 발기반응을 저하하거나 사정을 너무 빨리 또는 너무 늦게 하는 성 기능 상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먼저 파트너 앞에서 지나치게 긴장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문제는 긴장이라는 것이 노력한다고 잘 풀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고 반대로 더 심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먼저 시도해보아야 할 것은 파트너 앞에서 오르가즘을 느끼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파트너가 있는 상황에서 자위를 하거나 파트너가 나를 자극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 도움될 것이고 그래도 잘 안 된다면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겠다.

-클리토리스 오르가즘을 선호하는 많은 여성이 삽입만으론 오르가즘에 이르기 힘들어한다. 클리토리스 자극을 꼭 병행해야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이 정상인가?

△여성의 오르가즘을 클리토리스 오르가즘과 질 또는 자궁 오르가즘을 나누고 클리토리스 오르가즘을 미숙한 것이라 여기던 의견은, 100년 전 과거에 프로이트의 남성 우월적인 정신분석학에 근거한 잘못된 이론임이 킨제이리포트 이후 발전된 성의학의 영역에서 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여성의 오르가즘은 대부분은 클리토리스를 직간접적으로 자극하여 이루어지는 오르가즘이며, 그러므로 클리토리스 자극은 여성을 오르가즘에 이르게 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자위할 때, 평상시엔 변태적이고 불쾌하다고 생각한 것, 혹은 그런 상황을 상상하며 자위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 이상한 판타지를 품을수록 더 흥분하는 사람들을 ‘변태’로 봐야 하는가? 이런 생각을 계속 품다가 결국 진짜 이상한 사람이 될 수도 있는가?

△자위행위나 성관계 시에 성적인 흥분을 위해 하는 상상을 성적 판타지라고 한다. 성적인 판타지를 실제 현실에서 행동화하지 않는다면 이를 두고 병적이라거나 변태라고 보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지는 성적인 판타지에는 실제 상황에서는 하기 어렵거나 터부시되는 내용이 많고 그 내용이 너무나 기괴한 것이 아니라면 판타지 자체를 병적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많은 여성이 권력을 가진 자나 유명인을 성적인 상대로 상상하거나 피학적인 상황을 성적 판타지에서 떠올린다. 남성들의 경우 여러 명의 파트너나 가학적인 상황을 성적 판타지에서 떠올리는데, 이를 실제 현실화하지 않는다면 문제 되지는 않으며, 이런 성적 판타지를 가진다고 당사자가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최정윤(오른쪽)·곽유라 플레져랩 공동대표. 사진=플레져랩
-평생 오르가즘을 느껴본 적이 없다는 갱년기 여성들이 종종 문의해온다. 성적 기쁨에 대해 알고자 하면서도, 한편으론 “인제 와서 자위를 한다고 오르가즘을 발견할 수 있을까?”라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하는데.

△평생 오르가즘을 한 번도 오르가즘을 느껴보지 못한 경우를 일차성 오르가즘 장애 (Primary orgasmic disorder)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경우가 오르가즘 장애 중에서는 오히려 가장 치료가 잘 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치료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성 기능과 관련된 몸과 마음의 여러 가지 상태를 잘 평가하고 원인을 찾아야 하고, 그 원인을 교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치료, 즉 오르가즘을 잘 느끼게 하는 방법이다. 만약 다른 신체적, 심리적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자위행위 연습을 하는 것이 오르가즘을 느끼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갱년기는 여성호르몬을 비롯한 성호르몬에도 감소가 오고 전반적인 신체기능이나 갱년기 우울증 등 심리상태에도 문제가 많이 생기는 시기이므로 원래 좋았던 성 기능에 문제가 많이 생기는 시기이다. 그러므로 단순히 자위행위를 하는 것만으로는 성 기능이 이전보다 더 좋은 상태가 되기에는 한계가 있을 가능성이 상당 부분 있다.

-케겔 운동이 실제로 성감 개선에 도움이 되는가? 삽입형 케겔 비즈 같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가 있는 방법인가?

△케겔 운동은 케겔 박사가 요실금 예방과 치료를 위해 계발한 운동법으로, 이후 여성의 성 기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이 보고되면서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운동법이다. 실제 케겔 운동이 여성의 성감 증진, 오르가즘의 강화, 파트너인 남성의 만족감 증가 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많이 보고되고 있다.

다만 케겔 운동은 정확한 운동법을 습득하는 데 다소 어려움이 있어서 적절한 케겔 운동 보조기구나 모니터링 기계를 병행하여 훈련하는 것이 효과 면에서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

- 자위를 어느 정도의 횟수로 하는 것이 ‘너무 자주’인가? 또 자위를 많이 하면 신체 손상이나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는지?

△자위횟수는 너무 지나치지 않은 것이 좋으며, 이로 인해 학업이나 사회생활, 인간관계 등에 지장을 받거나 매일매일 하루에 세 번 이상 많이 하는 경우는 과도한 경우로 자위중독, 강박 행동 등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자위 방법이 딱딱한 곳에 성기를 강하게 문지르는 등 너무 강한 자극을 반복적으로 주게 되면 성기 손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고, 이런 극단적인 형태가 아니면 대부분은 신체손상의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당사자가 통증을 경험하거나 불편감이 있으면 자위 횟수나 방법을 점검해보고 제한을 두는 것이 좋다.

- 성감 개선을 위해 평소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성감을 포함한 성 기능은 우리 몸과 마음의 건강상태와 직결된다. 그러므로 평소 몸과 마음의 건강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성 기능을 강화하고 잘 유지하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체중유지, 운동, 스트레스 관리, 과음 및 흡연 자제, 숙면 등이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꾸준한 케겔 운동, 파트너와 함께 하는 성감계발과 활발한 성관계 자체, 또 성관계가 여의치 않으면 적절하고 건강한 자위행위를 하는 것 등이 성감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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