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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행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밝힌 것처럼 내년 3월까지 조기 통합을 추진하는 건 늦다”며 “올해 안에 통합해야 계좌이동제가 도입되는 2016년을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 회장은 지난달 두 은행의 조기 통합에 대해 언급한 뒤 일선에 나서지 않았다. 조기 통합과 관련해선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에게 모두 위임했다. 김 회장이 다시 나선 이유는 뭘까. 김 회장은 “더이상 늦어지면 하나금융 특히 외환은행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지연될수록 우리가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두 은행의 조기 통합이 2·17 합의서를 위반하는 것이라는 노조의 지적에 대해선 “2·17 합의서를 존중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금융 환경이 많이 변한만큼 근로조건 유지, 고용안정 등 2·17 합의정신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통합을 3번이나 해봐서 합병당하는 쪽의 마음을 잘 안다”며 “당장 고통은 있겠지만 미래를 위해 조기 통합해야 한다. 합의기간이 끝난 뒤엔 합의정신(근로조건 유지 등)을 못 지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조기 통합은 장점이 더 많은데 (노조는) 2·17 합의서를 지키는 게 무엇이 좋은지 거기에 대해선 얘길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17 합의서는 하나금융이 2012년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외환은행의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는 내용의 노사 합의서다.
김 회장은 조기 통합이 이뤄지면 실질적인 혜택은 직원들에게 돌아갈 것이란 점도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을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만들 것”이라며 “특히 하나·외환은 별로 겹치지 않아 두 조직 간 시너지가 상당하다. 직원들의 자부심도 커지도 결과적으로 심신(心身)이 좋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하나금융이 조기 통합을 위한 통합 이사회 일정을 뒤로 미루면서 통합 작업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김 회장이 다시 나서면서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