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 무색하게 작아진 밥그릇

국민의힘 조수진 "쌀 남아 가슴아파..밥 한 공기 다 비우자"
'밥이 보약' 시절 저물고 쌀 소비 줄면서 밥 그릇도 왜소화
20세기 중반과 비교하면 밥그릇 크기 절반 수준까지 축소
  • 등록 2023-04-05 오전 11:49:27

    수정 2023-04-05 오전 11:49:27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을 제안한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발언이 실제로 쌀 소비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까. 한국인의 밥그릇 크기 변천사를 따져보면 갈수록 작아지는 추세라서 ‘두 공기 먹기’를 해도 과거의 절반에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1890년 프랑스에서 만든 조선의 사진 엽서. 밥그릇이 남성의 두상 크기가 거의 비슷할 만큼 크다.(사진=한국민속극박물관)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판 중인 즉석밥 가운데 대용량 사이즈의 용량은 210g 안팎이다. 이를 어림셈해서 부피로 환산하면 약 210cc 가량이다.

밥그릇은 20세기 중반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으로 작아졌다. 도자기 제조사 행남자기에 따르면, 1940~50년대 밥그릇 용량은 530cc∼550cc가 일반적이었다. 밥이 보약이던 시절이었다. 이후 1960년대 500cc, 1970~80년대 450cc로 각각 줄어들었다. 2000년대 들어 일반적인 밥그릇은 350cc로까지 줄었다.

지금의 밥그릇은 조선 시대와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조선 시대 성인 남성이 하루에 먹는 식사량은 쌀로 따졌을 때 2되(3600㎤·cc)이다. 세끼로 나눠 한 끼분을 구해보면 약 1200cc이다. 흉작과 가난 탓에 없어서 못 먹을 수는 있어도, 있어도 안 먹은 것은 아니었다. 1541년에 편찬된 ‘충주구황절요’에는 ‘건장한 남자 한 사람이 하루에 먹는 쌀이 2되’라는 내용이 나온다.

쌀 소비량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밥그릇 크기도 작아진 것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 전후로 서구 음식문화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들어오면서 밥그릇은 더 작아졌다. 쌀 소비량은 1980년대 132.4kg이던 쌀소비량은 1990년 93.6kg, 2000년 93.6kg으로 줄었다. 지난해 2022년은 56.7㎏으로까지 감소했다.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캠페인을 제안했다. 야당이 강행 추진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대안으로서였다.

조 최고위원은 “지금 남아도는 쌀 문제가 굉장히 가슴 아픈 현실”이라며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우리가 논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분들 같은 경우는 다이어트를 위해서도 밥을 잘 먹지 않는 분들이 많다”며 “다른 식품과 비교해서는 (밥이) 오히려 칼로리가 낮지 않나”라고 했다. 이어 “적극적으로 알려 나간다든가 (하면서) 어떤 국민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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