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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검토 중이지만 여건상 쉽지 않아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제 48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는 이사회 의장인 권오현 부회장과 윤부근 CE(생활가전)부문 사장, 신종균 IM(인터넷·모바일)부문 사장 등 각 부문 대표이사와 주주 및 기관투자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202조원과 영업이익 29조원 달성 등 지난해 경영성과가 보고됐다. 의안으로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다뤄져 모두 통과됐다.
권 부회장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거버넌스 위원회는 올해 4월말까지 설치를 완료할 예정으로 현재 구체적인 운영방안을 수립 중”이라고 전했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될 거버넌스 위원회는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사항의 심의와 주주와의 소통 강화를 위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기존 CSR 위원회 역할도 병행할 예정이다.
그는 또 지주회사 전환 등 사업구조 검토와 관련해 “법률·세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를 진행한 뒤 결과를 주주들에게 공유하겠다”며 “다만 검토 과정에서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존재해 지금으로서는 실행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기소로 ‘총수 부재’ 상황에 놓인 삼성전자의 올해 사업 방향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권 부회장은 “메모리 사업은 10나노급 D램과 5세대 V낸드 등 첨단 공정을 적기에 개발해 기술 격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며 “IT산업은 경영진이 놀랄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내부 기술을 개발하고 인수합병(M&A)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부근 CE부문 사장은 “2017년에는 QLED TV 혁신 제품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고 B2B(기업간 거래) 사업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를 수습하고 이달말 ‘갤럭시S8’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종균 IM부문 사장은 “경영 전반에 품질 최우선 체제의 정착을 통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브랜드 이미지를 재건하고 스마트폰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순실 모녀 지원 자체는 합법…백혈병 피해 보상 철저히
이날 주총에서는 ‘최순실 게이트’와 ‘반도체 백혈병 피해’와 관련한 주주들의 질의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지원한 자금이 잘못된 용도로 사용됐지만 불법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또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에 대해서는 성실히 보상에 임하고 있다고 답했다.
권오현 부회장은 최순실·정유라씨 모녀에 대한 수백억원에 달하는 승마 특혜지원과 관련해 “불법적인 지원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순실·정유리씨 모녀)지원건은 감사위원회 보고 사항이 아니었고 관행적인 후원활동의 일환이었지만 사태가 불거진 후 사용처가 잘못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정상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거쳐 처리됐고 불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공익적 목적 지원이 본의 아니게 사용돼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물의를 일으킨 것을 보니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돈을) 쓸 수 있어 앞으로 1000만원 이상 모든 기부금은 사내 검토를 거치는 등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백혈병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심심한 사과와 애석함을 가지고 있고, 국회 주도로 조정위원회가 만들어져 160명 중 120명에 대해 지원을 마쳤다”며 “사망자 데이터가 없고 실체가 없는 주장이 신문 지상에 나오지만 데이터를 보내주면 보상위원회가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