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디폴트 가능성 고조…국제 금융시장 영향은?

러시아, 16일 1.17억달러 이자 상환 디폴트 첫 고비
31일·4월 4일에도 23.6억달러 원금·이자 상환 대기
러 “서방 제재로 가용 외환보유액 절반…루블화로 상환"
국제 금융시장 영향 “제한적”…신흥국·CDS 불안은 우려
  • 등록 2022-03-14 오전 11:47:01

    수정 2022-03-14 오전 11:47:0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러시아는 오는 16일(현지시간) 달러화 표시 채권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다만 러시아의 디폴트가 현실화하더라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AFP)
러시아, 16일 달러 이자 상환 디폴트 첫 고비

13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2건의 달러화 표시 채권에 대한 이자 1억1700만달러(한화 약 1448억원)를 지급해야 한다. 이어 오는 31일 3억 5900만달러(약 4436억원), 다음 달 4일에는 20억달러(약 2조 4700억원)의 원금과 이자 상환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문제는 러시아의 상환 능력이다. FT 추산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은 약 1700억달러(약 210조 2730억원)의 러시아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외화 채권은 200억달러(약 24조 7400억원)다. 러시아 전체 외환보유액 6400억달러(약 790조7200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

하지만 서방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제재 이후 러시아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달러화가 많지 않다. 특히 해외에 보관 중인 외환보유액을 마음대로 꺼내 쓸 수 없게 됐다. 상당액이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등 해외 금융기관에 보관돼 있다.

이와 관련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부 장관은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전체 외환보유액은 6430억달러인데 이중 3000억달러 가량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국제 금융시장에선 오는 16일 첫 고비를 시작으로 러시아가 디폴트를 선언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확산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채권 보유자가 기한 내에 이자나 원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이날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빚을 갚을 정도의 돈이 있지만 접근할 수가 없다. 러시아의 디폴트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라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 “서방 제재로 가용 외환보유액 절반…루블화로 상환”

닛케이는 러시아 정부가 해외로 달러화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본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달러화 표시 채권 원금·이자 지급도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당장 급한 불을 끌 여유는 충분하지만 러시아가 일부러 부채를 상환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러시아는 지난 6일 러시아 채권자 및 러시아 제재에 가담하지 않은 국가의 채권자에게 지급 당시 환율로 루블화로 갚겠다고 공표했다.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와 러시아 기업들이 해외 채권단에 루블화로 채무를 갚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령에 서명했다.

실루아노프 장관도 인터뷰에서 “러시아 외환보유액 중 일부는 중국 위안화인데, 서방이 이마저 제한하려고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서방의 제재가 해제될 때까지 러시아가 모든 국가 부채를 루블화로 지불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공정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는 16일 이자 지급일이 도래하는 채권에는 루블화 지불 옵션이 없기 때문에 채권자들이 이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루블화 가치가 지속 폭락하고 있어 루블화로 상환이 이뤄질 경우 채권자 입장에선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FT는 꼬집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사진=AFP)


국제 금융시장 영향 “제한적”…신흥국·CDS 불안은 우려

러시아가 16일에 이자를 갚지 않더라도 30일 간의 유예기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당장 국가부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다음 달 15일까지 상환하지 못하면 공식 디폴트가 결정된다.

러시아가 디폴트를 세계 경제성장을 저해하겠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이 전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수준은 1.3%에 불과하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에 “현재로선 아니다”라며 “전세계 은행들의 러시아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1200억달러로 무시할 수준은 아니지만 체계적으로 연결된 위험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디폴트를 맞을 경우 중국 등 신흥시장이 연쇄적으로 경제적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신용부도스와프(CDS) 시장을 통한 리스크 확대도 경계되고 있다. CDS는 국가 부도 위험 자체를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파생금융상품으로 일종의 보험상품이다. 투자한 채권의 원리금을 받을 수 없게 되면 판매자가 이를 물어줘야 한다.

야마토증권 영국 런던 리서치센터의 스가노 이코노미스트는 “판매자 중엔 헤지펀드가 많아 누가 어느 정도 위험을 안고 있는지 정확한 파악이 힘들다”며 “금융기관이 예상치 못한 손실을 입으면 금융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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