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엔 공사현장 주말엔 엄마 돕던 아들 4명 살리고 하늘 별

건설현장 추락사고로 뇌사상태
장기기증으로 4명에 생명 나눔
  • 등록 2023-09-25 오후 1:46:05

    수정 2023-09-25 오후 1:46:05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20대 청년이 4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3일 제주한라병원에서 구경호(28)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됐다고 25일 밝혔다.

고(故)구경호씨 모습(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고인은 제주도에서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자신의 사업을 차리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착실히 저축해 평일에는 건설업, 주말에는 어머니의 김밥집 일을 돕는 착한 아들이었다. 그런데 지난 8월 7일 공장에서 작업 도중에 추락 사고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

고인은 버킷리스트에 다른 생명을 살리는 장기기증을 적어놨고 이를 확인한 부모가 장기기증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강현숙씨는 “경호야! 네가 떠나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 너무 슬플 거 같아서 기증을 결심했어. 나도 너와 같이 기증할 거라고 웃으면서 약속하고 왔어. 속 한번 안 썩이고, 착하게만 자라온 네가 고생만 하고 떠난 거 같아서 미안해. 사랑하고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지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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