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금리·高유가·强달러' 충격…글로벌 금융위기 또 오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또 3%선 돌파
브렌트유 77달러…어느덧 80달러 육박
달러인덱스 93포인트대…한 달째 급등
'高금리·高유가·强달러' 충격파 동시에
"2013년 긴축 발작과 비슷…더 번질듯"
"외환 견실"…국내시장 아직 동요 없어
  • 등록 2018-05-10 오전 10:36:50

    수정 2018-05-10 오전 10:41:05

아르헨티나의 한 좌파단체가 당국의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구제금융 협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요즘 국제금융시장이 심상치 않다. △고(高)금리 △고(高)유가 △강(强)달러 같은 이른바 ‘신(新) 3고’ 현상이 갑자기 덮친 탓이다.

그 중심에는 미국이 있다. 미국의 ‘나홀로’ 경기 호황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기대가 커지면서 시장금리가 급등하고 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가파른 인상 전망이 많아지면서 달러화 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예상 밖 국제유가 급등세는 물가 기대를 키우며 기름을 붓고 있다.

문제는 신흥국이다. 그 속도가 가파르다보니, 유동성 파티에 취해 신흥국 여기저기 투자됐던 자금들이 갑자기 빠져나갈 우려가 커진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아르헨티나가 대표적이다.

동시에 덮친 ‘高금리·高유가·强달러’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지난 9일(현지시간)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2.73bp(1bp=0.01%포인트) 상승한 3.0056%에 마감했다. 지난달 25일(3.0282%) 이후 다시 3%를 넘었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2.06bp 오른 2.5341%를 나타냈다. 현재 기준금리(1.50~1.75%)와 80bp 안팎 차이가 난다. 시장은 연준이 몇 차례 더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이미 가격에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75~2.00%로 인상할 게 유력하다.

간밤 장단기 시장금리가 일제히 오른 건 국제유가 급등 영향이 컸다. 유가 고공행진이 인플레이션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7월물은 전거래일 대비 3.15%나 오른 배럴당 77.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케임브리지에너지연구소(CERA) 등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를 넘어선지 오래다. ‘혹시나 했던’ 80달러가 어느덧 눈 앞이다.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두바이유 현물가도 각각 71달러, 73달러를 돌파했다.

거의 한달째 급등하고 있는 달러화도 부담이다. 간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3.046에 마감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93포인트대에서 움직였다.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르헨티나 터키 우크라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일시적인 위기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달러화와 국제유가가 동시에 ‘강세 랠리’를 벌이는 것 자체도 이례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 가격은 통상 역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원유 거래는 달러화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달러화 가치가 올라가면 원유 판매자는 자국의 통화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더 싼 가격에 팔아도 이익을 남길 수 있게 된다.

그런데도 두 가격의 랠리는 유가를 끌어올리는 다른 요인, 다시 말해 중동발(發) 정정 불안이 그만큼 심상치 않다는 의미다. 최근 미국의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가 원유 공급 차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경제의 또다른 리스크이자 불확실성이다.

최근 한 달 두바이유 현물가격 추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배럴당 73.93달러까지 급등했다. 당초 주요 기관들의 예상을 한참 웃도는 수준이다. 출처=마켓포인트


끊이지 않는 ‘금융위기 10년 주기설’

상황이 이렇자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도미노 위기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위기 10년 주기설이다. 달러화 강세의 유탄을 맞은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은 이미 비틀거리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 한 인사는 “미국이 6월 추가 상승하면 상황이 또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2013년 당시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의 재발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한국국제금융학회장인 채희율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취약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3년 때 상황과 비슷하다”며 “아르헨티나에서 먼저 터졌지만 이후 인도네시아 등 다른 취약국에도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시장은 아직 별다른 동요는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외환 부문은 다른 신흥국에 비해 견실하다는 평가가 많다. 경상수지가 73개월째 흑자 행진을 하고 있고,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풍부하며, 단기외채 비율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이날 오전 10시1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44포인트 상승한 2454.42에 거래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1.4원 내린(원화 가치 상승) 1079.5원에 거래 중이다. 서울채권시장 역시 미국 금리 급등에도 장 초반 강보합세(채권금리 하락)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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