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X서 파는 위장크림, 유해성분 12종 함유…장병 사비로 시중품 구매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15일 군 훈련 필수품인 위장크림을 병사들 개인이 사비로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규정 상 위장크림은 중대 훈련비로 구매하게 돼 있는데, 군 마트(PX) 판매 제품이 시중 제품에 비해 질이 현저히 낮아 대부분의 병사들이 시중 화장품 브랜드의 제품을 사비로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장크림은 2007년 보급품목에서 제외됐다. 이후 육군에서는 각 중대에 지급하는 훈련비를 통해 공용 위장크림을 구입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훈련비 규모가 각 중대별로 연간 17만~70만원에 불과해 위장크림 구입에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병사들이 PX 판매 제품을 전혀 선호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위장크림은 병사들의 입대 필수품이 됐다.

이철희 의원실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 PX에서 판매하는 위장크림 3종은 피부자극, 알레르기 등을 유발하는 성분 총 12개를 함유하고 있었다. 반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위장크림에는 PX 판매 제품에 들어있는 위해성분이 거의 없었다.

이에 따라 육군 일부 중대에서는 훈련비로 시중 브랜드의 위장크림을 구매하기도 했다. 최근 1년 간 육군 전체에서 중대 훈련비로 외부에서 구입한 위장크림은 약 1000개, PX에서 판매된 위장크림은 약 6만 개다. 육군 전체 병사 수가 약 36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병사들이 군 외부에서 위장크림을 각자 구매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위장크림은 비축품목으로 선정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육군의 전시 대비 비축량은 전무하다. 위장은 지상전투에 필수적이다. 만에 하나라도 전시가 되면 병사들이 그 동안 각자 구비해 뒀던 크림으로 전쟁에 임해야 한다는 의미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진짜사나이 특집 당시 정준하 씨와 박명수 씨가 서로 위장크림을 발라주고 있다. [출처=MBC 무한도전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