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1순위 청약자만 100만명… 작년보다 경쟁 더 치열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올 상반기 분양시장에 1순위 청약자 100만여명이 뛰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도 13.57대 1로 지난해 보다 훨씬 치열한 경쟁을 보였다.

28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분양시장에 모두 101만875명(6월 22일 1순위 접수 기준)의 1순위 청약통장이 몰렸다. 이 같은 수치에는 낙첨 이후에도 다시 청약하는 중복인원이 포함돼 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78만2825명)과 비교해서는 무려 22만8050명이 많은 인원이 청약에 참여했다. 이 기간 일반가구(특별공급을 제외한)는 7만4473가구로 1순위 평균 청약률은 13.57대 1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10.23대 1) 보다 경쟁이 더 치열했다.

특히 수도권 1순위자들이 지난해보다 활발하게 움직였다. 상반기 전체 1순위 청약자 중 수도권 비중은 48.8%로 지난해 수도권 1순위자 비중(30.2%)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이같은 이유는 최근 서울 등 수도권 곳곳에서 로또 분양 열풍이 분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분양가 규제로 인해 주변시세보다 새 아파트의 분양가가 낮게 책정되면서 수도권 1순위자의 청약을 부추긴 셈이다.

1순위 청약자는 늘었지만 1순위 청약 마감률은 68.6%로 지난해 같은 기간 66%보다 소폭 증가했다. 이는 특정 지역 및 단지로의 쏠림 즉, 양극화가 좀더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분양가 역시 매달 조금씩 상승했다. 올 5월 기준 전국 3.3㎡당 평균 분양가는 1074만2000원으로 1월(1036만2000원) 대비 3.66% 올랐다. 가장 상승폭이 컸던 지역은 충북으로 26.91%를 기록했으며 이어 제주가 7.95% 상승률을 보였다.

1순위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곳은 대구 복현자이 전용 84.99㎡로 10가구 모집에 9083명이 청약해 908.3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에서는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했던 동탄역 금성백조 예미지 3차 전용 101.82㎡로 103가구 모집에 1만5695명이 몰렸다. 청약경쟁률은 152.38대 1에 달했다. 고가주택이 몰린 서울에서는 강남구 개포동에 분양했던 디아에치자이 개포 전용면적 63.83㎡가 16가구 모집에 1451명이 몰려 90.6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는 보유세 인상 등으로 인해 기존 주택 매입은 꺼리는 대신 청약 쪽으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여전히 주변 시세가 분양가 이하로 크게 떨어지지 않아 로또 분양 열기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지방의 경우 대구와 부산, 대전 등 일부 광역시 지역을 제외하고는 공급 과잉 등의 여파로 1순위에서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로또 분양이라 불리는 물량 대부분이 전매 금지 지역의 물량이 많은데다 준공 이후와 분양받아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요건 충족하는 기간까지 따지면 적어도 4년 이상은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