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D램價 추락..반도체 업계 감산 불가피

日 엘피다 감산 가능성
대만업체들 감산 피할 수 없을 듯
  • 등록 2011-08-11 오후 4:46:21

    수정 2011-08-11 오후 5:07:52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이번달 상반기 D램 가격이 대폭락하면서 업계의 감산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최고의 원가 경쟁력을 자랑하는 삼성전자(005930)의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미국발(發) 경기침체 가능성 때문에 `바닥`에 대한 추정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후발업체들의 감산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1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번달 상반기 D램 주력 제품인 DDR3 1Gb 128Mx8 1066MHz의 고정거래가격은 0.61달러를 기록, 지난달 하반기 대비 무려 18.67% 하락했다.

고정거래가격은 메모리반도체 생산업체들이 PC 등 제조업체에 납품하는 가격을 말한다. 통상 매달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한 차례씩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

이는 사상 최저치다. 기존 역대 최저치는 지난달 하반기 기록했던 0.75달러였다. 이 정도 가격이라면, 삼성전자의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D램 개당 생산원가는 0.7달러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반도체(000660)의 생산원가는 0.9달러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상 모든 업체들이 손해를 보면서 생산하고 있다는 얘기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번달 가격이 저점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감산에 들어가기 쉽지 않겠지만, 최근 거시경제가 워낙 불확실해 가격 저점을 가늠할 수가 없다"며 "후발업체들은 감산에 돌입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후발업체들의 감산설(設)은 이미 공공연한 얘기다.

삼성전자, 하이닉스에 이은 업계 3위업체인 일본 엘피다는 올해 2분기 4600만달러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약 -4%로 전분기(약 -6%) 보다는 나아졌지만,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때부터 엘피다의 감산설은 본격화됐다.

대만업체들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올해 2분기 난야와 이노테라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약 -57%, 약 -34%이었다. 국내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대만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갈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후발업체들은 물론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선두업체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감산까지는 아니더라도 실적에는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상 3분기가 부품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폭락세는 우려스럽다"며 "삼성전자, 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관련기사 ◀ ☞D램價 대폭락..삼성·하이닉스 "손해보고 생산할 판" ☞오너家의 뜨거운 야구 사랑..그 효과는? ☞삼성전자, `더 빨라진` SSD 양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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