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금리 리스크들에 대해 금융당국이 직접 언급하고 나선 것인데, 앞으로 출구전략이 현실화되면서 금리가 뛸 때 증권사들의 실적은 또다시 널뛰기 양상을 보일 수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이 밝힌 국내 36개 증권사들의 1분기말(6월말) 현재 보유채권규모는 72조9000억원으로, 불과 3개월전 65조1000억원에 비해 7조8000억원이나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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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각 사별로 보면 대형 7개 증권사에 전체 채권보유액의 60% 가까이 집중돼 있다.
채권 보유규모를 밝히지 않은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1분기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조4000억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들 7개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은 모두 42조3000억원에 이른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대규모로 채권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일부 자체 자금운용 외에 새로운 수익원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ELS나 CMA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증권사들이 ELS와 RP형 CMA를 판매할 경우 원금 상환에 대비하기 위해 국공채는 물론 은행채나 RP 등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이들 상품 판매가 늘수록 자연스럽게 보유하는 채권도 늘어나게 된다.
증권사들이 채권 증가에 따른 금리 리스크를 모를리 없지만, 펀드 판매나 투자은행(IB) 관련 딜이 크게 위축된 마당에 CMA나 ELS를 팔지 않고 버틸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지난 2007회계연도 4분기에 증권사들은 단기매매 채권평가이익으로 950억원을 벌어들였지만, 2008회계연도 들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2593억원, 3784억원의 평가손을 냈다. 3분기에는 다시 6873억원을 벌었다.
이번 회계연도 들어서도 3월말 3.69% 수준이던 3년물 국고채 금리가 4월말 3.76%, 5월말 3.83%, 6월말 4.09%로 뛰자 4월에 5616억원을 채권평가익으로 벌었지만, 5월에는 1723억원, 6월에는 544억원으로 이익이 점차 줄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중금리 변동에 따라 증권사들의 실적이 들쭉날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CMA나 ELS에 주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금리 리스크에 만전을 기하곤 있지만 금리가 자칫 크게 뛸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