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3개 자회사 매각 추진..재무구조 개선 '첫걸음'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포스코가 LNG터미날, 포스화인, 포스코-우루과이의 매각을 동시에 추진한다.

포스코는 수익성이 높은 사업은 일부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비핵심 사업은 구조조정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하는 전략을 실행키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포스코는 △LNG터미날은 도이치뱅크 △포스화인은 삼일회계법인 △포스코-우루과이는 안진회계법인을 각각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매각 절차를 본격화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의 첫 단추인 광양제철소 LNG(액화천연가스)터미날은 수익성이 보장된 사업이다. 포스코는 일단 신규 별도 법인을 만들어 경영권을 유지하고 일부 지분을 매각할 방침이다.

LNG터미날은 해외에서 LNG전용선으로 들여온 액체상태의 LNG를 탱크에 저장한 후 기화 처리해 공급하는 설비다.

포스코(005490)는 지난 2004년 7월 민간기업 처음으로 인도네시아 탕구 가스전에서 생산하는 LNG천연가스 직도입을 계약을 맺고, 2005년 광양 LNG터미날을 준공했다. 민간 유일의 LNG기지로 터미날은 4개 탱크, 총 53만㎘의 LNG 저장능력을 갖췄다. 국내 발전회사, 일본의 종합상사 이토츠 등을 대상으로 LNG 탱크임대 사업을 확장하며 수익을 내고 있다. 이 지분을 49%정도 매각해 투자수익을 회수하고 자산운용의 효율성을 증대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포스코는 기대하고 있다.

슬래그를 분말화해 시멘트업체에 판매하는 포스화인도 매각한다. 포스화인은 철강부산물인 슬래그의 안정적 처리를 위해 2009년 설립, 작년 12.8%의 영업이익률을 거두고 있다.

이 밖에도 남미에서 조림사업을 하는 포스코-우루과이도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 포스코는 탄소배출권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09년 2월 포스코-우루과이를 설립하고 1000㏊(약 300만평) 규모의 부지를 매입해 유칼립투스 나무를 심어 조림사업을 시작했다.

2009년 사업 추진 당시 국외에서 획득한 탄소배출권을 국내로 가져올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부가 2012년 5월 제정한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20년까지는 국내에서 사용할 수 없어 이번에 매각을 결정했다.

탄소배출권거래제는 각 기업별로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할당해 그 범위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도록 하되, 여분이나 부족분은 다른 기업과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 유럽연합(EU) 28개국과 뉴질랜드, 스위스, 카자흐스탄 등 38개국이 시행 중이지만 온실가스 배출 상위 국가인 중국이나 미국, 일본 등이 탄소배출권거래제 시행을 미루고 있어 제도가 활성화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스코는 이번 LNG터미날 지분 매각과 비핵심사업 철수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신용등급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도 경쟁력이 떨어지거나 주력사업과 연관성이 낮은 계열사는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우량 자회사는 상장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