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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와 대형 건설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현재 민주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조원이 참여하는 사업장 중 853곳, 총 2700여명이 일손을 놓으면서 건설 현장의 약 90%가 멈춰 섰다. 가장 피해가 큰 사업장은 아파트 공사 현장이다. 내부공사 등 대체 공정을 진행하는 몇 곳 외에는 모두 공사를 못하고 있다.
인천 검단·제2동탄·시흥 배곧, 파주 운정·위례·남양주 다산 등 수도권 신도시의 아파트 사업장은 모두 공사가 중단됐다. 인천공항 제2합동청사와 세종시뿐 아니라 경기도 시흥 목감·수원 호매실·양주 옥정·구리 갈매·남양주 다산 진건·가정·부천 옥길·의정부 민락·화성 봉담·고양 원흥·하남 미사강변·김포 구례·용인 역북·인천 청라지구 등 대규모 공공택지 내 아파트 공사 현장 타워크레인도 일제히 가동을 멈췄다.
건설업체들은 입주 시기를 맞추지 못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비노조원으로 운행하고 있는 일부 현장을 제외하곤 대부분이 작업을 중단한 상태”라며 “앞으로 장마철에다 하계휴가까지 이어지면 더더욱 작업 시간이 부족해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이 짓는 서울 길음·전농동 아파트 등 95% 사업장도 대부분 멈춰 섰다. 대우건설도 서울 용산 푸르지오 써밋·반포 푸르지오 써밋 아파트 등이 입주일을 맞추기 위해 한창 공사를 진행 중이지만 타워크레인 노조 파업으로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재 일부 사업장만 대체 공종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우기로 접어들면 이마저도 공사를 못할 텐데 정부와 협의가 원만히 진행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타워크레인 노조는 지난 5월부터 141개 타워크레인 임대업체와 기본급 19.8% 인상 등을 놓고 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진전이 안되면서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소형 타워크레인 등록 기준과 면허 요건 개정 △타워크레인 풍속 제한 개정 △전문 신호수 제도 신설 △타워크레인 안전인증 및 안전검사 공공기관 직접 시행 △타워크레인 조종사 자격시험 격년제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기간 내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18대 대정부 요구안을 내걸고 오는 6일 총파업을 예고한 건설노조와 함께 이날 상경 투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하지만 정부와 사측은 타워크레인 노조가 요구하는 사항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파업이 장기화할 조짐도 커지고 있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파업은 2년 만에 하는 데다 노조원의 68% 이상이 찬성한 것이어서 쉽게 끝나진 않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6일 건설노조 총파업까지 이어가는 게 목표”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