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티의 경제철학이 국민들에게 호소력을 가지면 한국의 성장 신화는 우리 시대에서 멈추고 말 것이다.”(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
‘피케티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저서 ‘21세기 자본’(토마 피케티 프랑스 파리경제대 교수 저)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세미나가 한국경제연구원과 아시아금융학회 공동 주최로 1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렸다. 한국경제연구원이 한 개인의 저서를 비판하는 세미나를 여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피케티 열풍이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피케티 교수는 ‘21세기 자본’에서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진다”는 주장을 펴 ‘부와 소득의 불평등’ 논쟁을 촉발시켰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피케티는 자본주의를 자본가와 노동자 두 계급만 존재하는 것으로 가정하는 ‘계급사관’에 토대를 두고 있다”며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기업의 존재와 역할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케티의 주장처럼 소득분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고율의 누진소득세와 자본세를 부과하면, 기업가의 투자환경이 악화해 투자가 위축되고 그 결과 고용과 분배구조가 더욱 나빠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첫 발제에 나선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이미 실패한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본 딴 ‘21세기 자본’이 나와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이고 위험하다고 아니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케티의 주장처럼 성장둔화가 분배악화를 초래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업가가 투자를 하지 않아 고용이 안되어서 분배구조가 악화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낙년 동국대 교수는 ‘한국의 소득 불평등 1933년-2012년: 소득세자료에 의한 접근’이라는 발제를 통해 피케티처럼 한국 상위 1% 소득집중도를 추정해 본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한국은 1990년대 중순 이후 소득집중도가 급상승하고 있다”며 “현재는 소득 불평등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영·미형과 이전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유럽·일본형의 중간 정도에 위치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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