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당신의 퇴직연금은 안녕하십니까?

능동적 관리로 노후보장 안전판 돼야
  • 등록 2017-07-31 오후 12:15:00

    수정 2017-07-31 오후 12:15:00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대한민국은 부동산 공화국이다. 가계 자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에 묶여 있다 보니 부동산정책이나 시장 상황에 일비일희할 수밖에 없다. 전(全) 국민이 부동산에 목을 매는 이유는 또 있다. 은퇴 후 노후에 대한 걱정이다. 예전처럼 자식에게 기댈 수도 없다. 곧 고갈 위기라는 국민연금도 못 미덥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다보니 부동산에 투자해 따박따박 나오는 임대료로 노후 생활비를 충당하려는 심리가 강하다. 하지만 늘어나는 공급량, 떨어지는 임대료 등은 부동산에 대한 높은 기대치와 달리 노후 보장의 안전장치가 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도입 10년이 지난 퇴직연금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 크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47조원, 가입자는 전체 근로자의 60%에 이른다. 특히 2022년까지 모든 사업장이 의무 가입해야 해 시장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300인 사업장, 올해는 100인 이상 사업장까지 의무 가입 대상이 확대됐다. 자본시장연구원 추산대로라면 퇴직연금 적립규모는 오는 2020년 378조원, 2050년엔 1928조원까지 불어난다. 현재 550조원 규모인 국민연금 적립금이 2043년 2500조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60년 고갈될 것이라는 추정과 함께 앞으로 퇴직연금 영향력이 국민연금보다 더 커질 것이란 분석으로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양적 성장세와 달리 퇴직연금 수익률은 저조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 연간 수익률은 1.58%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잔액기준)는 1.63%, 코스피 상승률 3.32%, 국민연금 수익률 4.7%에 달했다.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KB국민은행 집계)은 10%였다.

여기에는 이유가 여럿 있다. 짧은 퇴직연금 시행 역사, 금융상품에 비해 몇 배로 높은 부동산값 상승 등의 현실은 일반인들이 퇴직연금에 흥미를 못 느끼는 이유다. 그렇지만 더 큰 이유는 퇴직연금에 대한 무관심과 보수적인 자금 운용 태도다. 실제 퇴직연금 가입형태의 60%가 여전히 회사가 책임지는 확정급여(DB)형을 선택하고 있다. 가입자 대부분은 자신의 퇴직연금 운용을 회사에 맡긴 채 사실상 평균 월급과 근속연수만큼만 받고 있는 것이다. 퇴직연금 운용결과에 대한 책임을 개인이 지는 확장기여(DC)형이 늘고는 있지만 여전히 원리금보장형이 90% 이상에 이르고 있고 그나마도 아예 운용 지시조차 하지 않는 채 방치하는 가입자가 74.5%에 이른다.

여러 대안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 이를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 우선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에 대해 별도로 운용을 지시하지 않을 경우 사업자가 사전에 설정한 포트폴리오대로 자동 운용하는 디폴트 옵션제도 도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업자인 기업의 적극적 참여도 요구된다. 복지 차원에서 직원들의 퇴직연금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호주 등 선진국처럼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도입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기업이 사외에 독립된 퇴직연금 신탁기관을 설립해 전문가로 구성된 기금운영위원회를 통해 운영하는 것으로 노사가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절실한 것은 가입자 스스로 자신의 퇴직연금에 대해 지속적 관심을 갖는 것이다. 퇴직연금에 당신의 노후가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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