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N 등에 따르면 호베르토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은 연례보고서를 통해 “보복의 사이클은 세계 경제가 필요로 하는 것 중 가장 최후의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WTO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상품 교역량은 전년 보다 4.7% 증가해 6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전년 동기보다 4.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일 미국은 대중 무역 불균형과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등을 근거로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할 약 500억달러(54조원) 어치의 중국산 수입품 1300개 품목을 공개했다. 여기엔 고성능 의료기기·바이오 신약 기술 및 제약 원료 물질·산업 로봇·통신 장비·첨단 화학제품·항공우주·해양 엔지니어링·전기차·발광 다이오드·반도체 등 중국이 ‘제조 2025’란 계획을 통해 육성하려는 미래 먹거리를 저격했다. 이에 즉각 중국도 대두와 항공기, 자동차 등 106개 품목에 25%의 추가 관세를 붙이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에 1000억달러(108조원)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후 양국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이렇다할 협상 진척은 또 밟고 있지 않는 상태다. 지난 10일 보아오포럼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중국의 금융과 제조업을 개방하겠다고 선언하고 중국이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트위터로 환영의 뜻을 답했다. 하지만 양국 모두 경제 채널에서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WTO는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이나 무역보다 내수만 확대하려는 정부의 노력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아제베두 총장은 “내수를 끌어올리려는 중국의 노력도 글로벌 무역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미중 무역 불균형을 바로 잡으려는) 재균형 노력이 단기적으로 글로벌 수입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그러나 이는 장기적으로 더욱 강하고 지속가능한 무역성장세를 창출할 것”이라고 낙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