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공개된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민주주의 진전 원했다"

  • 등록 2017-01-09 오전 11:21:05

    수정 2017-01-09 오전 11:21:05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 약 5개월 전 호주 학자와 가진 마지막 인터뷰가 8년 후 뒤늦게 공개됐다.

호주국립대의 김형아 교수는 지난 2008년 12월 8일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터뷰한 내용을 최근 학술지 ‘저널 오브 컨템퍼러리 아시아(Journal of Contemporary Asia)’ 온라인판에 공개했다.

김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인터뷰와 한국 내 노무현 현상’이라는 제목의 25쪽짜리 영문 평론 중 17쪽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지난 8년간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한국 사회와 정치 한복판에 던져져 있다시피 해서 그분의 마지막 인터뷰가 어떤 연유이든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은 인터뷰를 통해 “나는 내가 대선에서 당선된 것 자체가 역사의 진전에서 의미있는 사건이라 믿었고, 그것 자체로 진전이라고 믿었다. 내 임기 동안 중요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가 기대했던 이유다”라면서 “하지만 임기가 끝나고 돌아보니 어떤 진전이 있었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사진=이데일리 DB
노 전 대통령은 또 민주주의의 3요소로 △ 권력층의 규범 준수, 즉 법의 지배 △대화와 타협의 정치 문화 △자유와 평등을 꼽고, “민주주의의 진전을 진정으로 원했지만, 민주주의가 얼마만큼 진전했는지 의문”이라고도 했다.

이어 후임자를 가리는 2007년 대선에서 보수 진영이 승리한 것에 대해서는 ”어떤 나라든 10년이 지나면 정부가 바뀌는 것이 자연스럽다. 행정부의 자연스러운 교체일 수 있다. 대선은 후보에 대한 평가이지,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가졌던 김정일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그는 나에게 어떤 의심도 없이 말했다”며 “적어도 그가 나에게 말할 때 어떤 것도 숨기거나 복선을 깔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솔직하게 터놓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대미관계에 대해서 노 전 대통령은 “많은 의견의 차이에도 불편한 문제는 없었다”며 “미국이 기대와는 달리 문제를 일방적으로 다루지 않았고 서로 상대의 의견을 존중했다”고 소개했다.

이밖에 박정희 전 대통령 평가와 관련해서는 “국가 주도 경제가 부작용이 있지만 필요한 부분이 있고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개발도상국가 모델(developmental state model)에 관한 모든 것은 권위주의적인 체제를 가진 국가들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 눈여겨봐야 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인터뷰 말미에 “나는 내 안에 많은 회의와 많은 갈등을 가진 사람이다. 나는 또한 확신이 부족하다”라는 말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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