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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탄소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석탄 등 화석연료 발전을 규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호주와의 무역분쟁으로 호주산 석탄 수입까지 금지돼 석탄 가격이 급등했다. 대체 수입원을 찾지 못한 중국 내 수많은 지역과 공장들은 전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당장 스마트폰 업계가 타격을 입었다. 중국 장쑤성, 광둥성 등은 지난주 공장들에 가동 시간을 단축하거나 일시적으로 문을 닫으라고 지시했다. 이들 지역, 특히 대만에서 가까운 장쑤성엔 10개 이상의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들과 아이폰 제조업체인 애플의 핵심 부품 공급업체들이 밀집해 있다.
전날 애플 협력사인 대만 반도체 제조업체인 유니마이크론은 지난 26일부터 이달 말까지 자회사 공장 3곳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유니마이크론은 “지방 정부의 전력 제한 정책을 준수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힘겨운 상황에 놓인 자동차 업계의 추가 타격도 예상된다. 창와테크놀로지와 퉁즈전자와 같은 대만 기업들도 중국 전력난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창와테크놀로지는 자동차용 반도체 칩을 만드는 NXP반도체, 인피니언테크놀로지 등에 칩 패키징 재료를, 퉁즈전자는 생산량 목표 유지를 위해 고군분투 중인 포드와 폴크스바겐에 부품을 각각 납품하고 있다.
중국 컨설팅회사 인트라링크의 전자 책임자인 스튜어트 랜달은 이들 업체가 일정 기간 생산을 중단하면 “자동차 출시도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산업 분야 전반에서도 중국 전력난에 따른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직접적인 지시가 내려진 곳 외에 중국 내 다른 지역들에선 공장들이 자체적으로 운영 시간을 줄이고 있다. 중국이 호주와 무역갈등을 빚으면서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한 뒤 공장 가동을 위한 석탄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WSJ은 “반도체 관련 공장들은 물론, 알루미늄 제련소부터 섬유공장, 대두 가공 공장에 이르기까지 많은 공장들의 조업 중단이 잇따르고 있다”며 “중국 내 공장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전 세계적인 공급망 악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