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돈 세탁 온상된 필리핀 카지노

  • 등록 2016-05-30 오후 2:26:46

    수정 2016-05-30 오후 2:26:46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필리핀에 검은 돈이 몰리고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필리핀 카지노가 허술한 법 망을 이용한 검은 돈 세탁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월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이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에 9억5100만달러(약 1조1334억원)을 예치한 계좌가 해킹당했다. 이중 필리핀으로 흘러들어온 예금 8100만달러 가운데 2900만달러가 필리핀 마닐라 `솔레어 리조트 앤 카지노`에서 세탁된 정황이 포착됐다.

용의자인 중국인 두명은 호화고객들에게 VIP룸을 제공해주고 돈을 받는 `정킷` 운영자를 통해 훔친 돈을 받을 수 있는 계좌를 열고 3300만페소(약 8억4000만원)치의 칩으로 바꾼 뒤 이틀간 밤샘 도박에서 3800만페소 치의 칩을 땄다. 이들은 딴 칩을 다른 도박꾼들에게 팔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리랑카로 빠져나간 2000만달러는 곧바로 회수가 됐지만 필리핀으로 흘러들어간 돈은 카지노 세탁 등을 거치면서 행방이 묘연했었다. 지난 2013년 `돈세탁 방지법`이 제정됐을 당시 카지노 운영과 규제를 담당하는 필리핀 국영기관 파코(PAGCOR)의 거센 로비로 카지노는 법 적용에서 제외되면서 카지노를 통한 돈 세탁이 가능해졌다. 카지노 운영자들은 카지노에 흘러들어오는 돈의 출처에 대해 규제당국에 보고할 의무가 없어졌기 때문에 어떠한 루트로 들어온 돈이라도 얼마든지 세탁해 추적할 수 없는 돈으로 바꿔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카지노 도시 가운데 한 곳으로 꼽히는 마카오는 필리핀과 달리 `돈세탁 방지법`을 카지노에도 적용하고 있다. 최근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중국 지도부가 단속의 고삐를 더욱 죄고 있는 상황이다.

엠마누엘 두크 필리핀 돈세탁방지위원회 위원은 “법의 결점을 악용하는 범죄를 막기 위해 더욱 엄격한 법 적용이 필요하다”며 “카지노도 돈세탁 방지법을 적용받는 산업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코는 돈세탁방지법이 방글라데시의 사라진 돈이 필리핀 카지노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데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오히려 “필리핀 은행들이 그 훔친 자금이 필리핀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작년 필리핀 카지노 매출은 전년 대비 17% 올라 27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매출 290억달러를 올린 마카오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솔레어 카지노는 마카오 카지노의 대부 스탠리 호의 아들 로렌스 호가 세운 카지노 `시티 오브 드림즈`를 항만사업자 엔리케 라존 주니어가 본따 만든 곳이다. 일본 파칭코업계 억만장자 카주오 오카다가 근처에 20억달러를 투자해 카지노를 짓는 등 카지노 붐이 일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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