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일감몰아주기' 법조문 바꿨지만 우려 여전

무소불위 공정위, 자의적 규제 우려
기업 경영 예측가능성 높이는 시행령 만들어야
  • 등록 2013-06-26 오후 3:55:29

    수정 2013-06-26 오후 5:46:3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대기업 총수 일가의 부당한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개정안이 26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언뜻보면 해당 조항을 제3장인 경제력 집중억제 부분에 넣지 않고 기존의 부당지원금지 조항인 제5장을 보완해 재계 입장을 받아들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는 평가다.

무소불위 공정위, 자의적 규제 우려

대신 제5장의 명칭인 ‘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를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금지’로 개정해 공정위가 경쟁제한성을 입증하지 않아도 규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재계는 이 같은 조항은 계열사 부당지원 같은 경쟁제한성 여부를 심사하는 공정거래법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제품을 잘 만들어 시장점유율이 올라가면 처벌받는 것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공정위는 수직계열화된 기업의 정당한 거래는 문제 삼지 않겠다고 하지만, 세액공제대상인가 여부를 두고 국세청과 기업이 다투는 현실을 봤을 때 공정위는 경쟁제한성 입증 없이도 자의적으로 기업에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를테면 삼성전자(005930)의 갤럭시S4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면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의 LCD 공급계약이 늘어날 수 밖에 없고, 해외 시장에서 현대차(005380)의 시장점유율이 상승하면 이에 엔진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 강판을 공급하는 현대하이스코와의 거래가 늘어나 처벌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정부에 찍힌 기업의 경우 공정위가 문제 삼으면 왜 이 거래가 정상적인 것인지, 보안 강화의 이유 때문인지 등에 대해 개별 기업이 일일이 입증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기업 경영 예측가능성 높이는 시행령 만들어져야

기업들은 계열사를 이용한 대기업 총수의 사익편취는 근절돼야 한다는 여론에 공감하면서도, 실제 법 집행 과정에서 예측가능성이 없어 혼란이 클 것으로 우려했다.

대기업 관계자는 “대기업 총수의 회사기회유용은 이미 상법에서 규제받고 있는데 경쟁제한여부를 감시하는 공정위까지 이런 부분을 맡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공정위가 자기 맘대로 규제하지 못하게 하려면 시행령 등 하위 입법 시 규제조항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안에서 규제대상 거래는 ▲정상적 거래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 ▲통상적 거래상대방 선정 과정이나 합리적 경영판단을 거치지 않은 상당한 규모의 거래 ▲회사가 직접 또는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를 통해 수행할 경우 회사에 이익이 될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행위 등 3가지다. 시행령에서는 규제대상 계열사 범위와 금지행위 유형의 구체화 등이 다뤄질 전망이다.

한편 개정안은 이날 오후 정무위 전체회의를 거쳐 7월 초로 예정된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별도로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는 27일 오전 전체 회의를 열고 금융사 대주주의 6촌이 주택법 상 견본주택 설치기준을 위반하면, 해당 대주주는 발생주식의 의결권을 제한받거나 보유주식을 매각하는 법안(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과 대기업 집단의 신규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법안 등을 심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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