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소화 추락에 IMF에 또 손벌린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IMF, '無조건' 300억달러 탄력대출 논의
페소화 가치 급락이 주요 원인…급격한 금리인상도 '역부족'
페소 하락→금리인상→투자자 신뢰↓→페소 하락 '악순환'
  • 등록 2018-05-09 오전 11:07:02

    수정 2018-05-09 오전 11:07:0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아르헨티나가 8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 원조를 요청했다. 300억달러(32조3700억원) 규모다. 페소화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한 탓이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적극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방어에 나섰으나,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이날 TV 연설에서 IMF와 자금 지원을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IMF 대출로 우리의 성장과 개발 프로그램이 강화될 것”이라며 “우리가 과거에 겪었던 금융위기를 피하고 어려운 글로벌 시나리오에 맞설 수 있게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도 성명을 통해 “IMF의 소중한 회원국인 아르헨티나의 경제 강화를 위해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는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마크리 대통령이 IMF에 얼마를 요청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 및 주요 외신들은 소식통을 인용해 300억달러의 탄력대출 논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페소화 가치가 추락한 것이 아르헨티나가 IMF에 도움을 요청하게 된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신흥시장 통화가 일제히 타격을 입었는데, 페소화 역시 자유롭지 못했다. 페소화는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달러당 15페소 수준에서 거래됐으나, 최근엔 달러당 23페소 수준까지 가치가 떨어졌다. 올 들어서는 20% 이상 하락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50% 이상 가치가 폭락했다. 이날도 장 초반 사상 최저 수준인 달러당 23.41페소까지 하락했다가, 마크리 대통령이 IMF와 구제금융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힌 이후 다소 회복했다.

페소화 가치 급락은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아르헨티나 경제를 옥죄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24.8%에 달했으며, 올해 3월에는 25.4%까지 치솟았다. 중앙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15%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최근 8일동안 무려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강행했다. 지난 달 27일 기준금리를 27.25%에서 30.25%로 높인 데 이어, 불과 6일 만인 이달 3일에는 30.25%에서 33.25%로 한 차례 더 올렸다. 불과 하루 만인 4일에는 40%까지 끌어올렸다. 페소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시장에도 무작위로 개입했다.

그러나 외국인 자본 이탈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투자자들의 신뢰를 끌어내렸고 자금 이탈 및 페소화 가치 하락을 더욱 부추겼다. 재정 위기와 디폴트(채무불이행), 통화가치 절하라는 위기를 겪은 바 있는 아르헨티나가 또다시 위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금융시장 전반에 확산됐고, IMF에 손을 벌리게 된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1년에도 1000억달러 부채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한 전력이 있다.

ING의 구스타보 란젤 남미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탄력대출이 승인된다면 아르헨티나의 외환시장 안정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서도 “구제금융이 낙인으로 작용해 투자심리를 누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에드워드 글로섭 이코노미스트는 “탄력대출은 IMF의 전통적인 구제금융이 아니라 예방적인 수단에 불과하다”면서 “대출시 부여하는 조건이 없어 아르헨티나가 필요로 하는 경제 조정의 강력한 구심점이 되진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콜럼비아스레드니들의 에드워드 알 후세이니 선임전략가는 “아르헨티나가 과거 구제금융 당시 IMF의 조언을 따르지 않고 정책을 펼치면서 현재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에 IMF가 도와줄 경우 매우 좋지 않은 선례가 될 수 있는 만큼, IMF에게도 있어서도 매우 고민이 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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