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 교민 살인' 韓 용의자 자백…"치대 졸업 후 생활고"

  • 등록 2019-12-26 오후 2:04:26

    수정 2019-12-26 오후 2:12:47

CCTV에 찍힌 호찌민 교민 강도살인 용의자 (사진=주호찌민 한국 총영사관)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지난 21일 발생한 한국 교민 강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20대 한국인이 범행 일체를 시인했다.

26일 주호찌민 한국 총영사관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호찌민 공안은 지난 25일 밤 이모(29)씨 체포해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21일 오전 1시 30분쯤 호찌민시 7군 한인 밀집 지역인 푸미흥에서 거주하는 사업가 교민 A씨(50)의 집에 침입해 A씨와 아내(49), 딸(17)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으로 A씨 아내가 숨졌고 A씨와 딸은 응급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이다.

이씨는 스마트폰 등 귀중품을 챙기고 피해자의 승용차를 몰고 달아난 뒤 같은 날 오전 5시쯤 약 10㎞ 떨어진 호치민 2군 지역 투티엠 다리 옆 공터에서 승용차를 불태운 혐의도 받는다.

이씨는 범행 당시 어눌한 영어를 사용해 수사 초기 베트남인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현지 공안은 피해자의 집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조사한 뒤 이씨를 공개 수배했다.

CCTV에는 이씨가 사건 전후 마스크를 착용하고 피해자 빌라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담겼다.

이씨의 사진이 공개된 후 주호지민 한국 총영사관에는 제보가 잇따랐고 한국 총영사관 측은 현지 공안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공안 조사 결과 필리핀에서 치과대학을 졸업한 이씨는 지난 11월 1일 관광비자로 베트남에 입국해 치과 관련 일을 하려고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고 생활고에 시달리자 한국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A 씨 가족을 범행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범행 전 5∼6시간가량 A 씨 집을 관찰했고, 신원 노출을 피하기 시력이 매우 좋지 않은데도 범행 당시 안경을 쓰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이후에는 거주지에 들어가지 않고 호찌민시 1군에 있는 한 호텔에서 머물며 출국을 준비했다.

한국 총영사관은 이날 사건담당 영사를 공안에 보내 이씨를 면담하고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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